카본 자전거 프레임은 재활용 가능한가?

카본 자전거 프레임(Carbon frame)은 재활용 가능한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면서 자전거 타는 지인들이 가끔 내게 던지는 질문이다. 미리 답변부터 하자면,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 이다. 자전거의 주요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은 주로 다음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다.


하이텐강, 크로몰리 스틸,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카본복합소재… 등이다. 대나무나 기타 목재를 이용한 프레임도 있으나 이는 너무 소수이다. 이런 소재들 중 카본이나 목재를 제외한 금속 기반의 합금류(하이텐강, 크로몰리, 알루미늄, 티타늄)로 제작된 프레임은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수거해서 분류한 후 녹이고 재처리를 거쳐 재활용하면 되니까.

 

티타늄 소재 프레임.

요즘은 고가 자전거 프레임 대부분이 카본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높고 자신의 자전거 관련 부품, 용품들이 환경을 덜 파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겠지만, 카본 복합소재 부품은 아직까지는 재활용이 어렵다.

 

카본 소재 로드바이크.

이유는 재활용을 위한 과정도 까다롭고 비용이 만만찮으며 결과도 완벽하지 못해서이다.

 

현재까지 대중을 이루는 카본 자전거 프레임은 카본 원사를 수지(레진:Resin)와 함께 형태를 만든 다음 수지에 열을 가해 단단하게 만드는(경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사와 레진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공정을 위해 카본 부품을 분쇄한 후 경화된 수지를 제거하고 그 다음, 카본 원사만 다시 1mm단위로 절단한 뒤 열가소성 소재로 재가공을 한다. 이 재가공된 소재로 페달이나 슈즈 밑창등을 제작할 수 있다고 하는데, 프레임으로 다시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술적으로야 가능하다지만, 그렇게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본 소재 부품은 재활용되기 보다는 폐기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부 외국 기업에서 분쇄없이 재활용이 가능한 카본 소재 관련 기술을 확보한 곳도 있다고 하나 아무래도 이 역시 생산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터라 자전거 부품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은 좀 안된 일이지만, 그래도 위안이 있다면 다들 아시다시피 카본 소재 프레임은 상대적으로 수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금속 합금류로 된 프레임의 경우 충격으로 크랙(Crack), 파단이 발생하면 크로몰리 프레임을 제외하고 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로몰리 프레임이라 하더라도 수리에는 제약이 있는 편이다. 반면  카본 프레임은 전체가 완전히 파손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웬만한 손상은 수리가 가능하니 폐기시키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관련 수리업체도 여러군데 있고 경험과 기술력이 좋은 곳도 꽤 있다.


환경을 위하는 마음이 깊은 카본 프레임 사용자라면 문제가 생기면 수리도 하고 오래 정을 붙여가며 길게길게 사용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면 되겠다.


도저히 불가피해서 버려야 할 때는 주민센터나 관련 행정기관에 문의 후 폐기물 스티커를 붙이고 내놓아야 한다. 사실 다른 금속 합금류의 자전거도 버릴 땐 폐기물 스티커가 필요하지만, 워낙 재활용될 부분이 많은 터라 그냥 금속류 재활용 쓰레기 배출하는 날 길에 눕혀서 내놓으면 금방 가져가시는 분들이 있다. 카본 프레임이 아니라면 폐기에 크게 고민할 꺼리가 없겠다. 가끔 보면 몇푼 안하는 폐기물 스티커값 아끼겠다고 공공장소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버릴거면 곱게 버리지 자물쇠까지 채우고 거치대에 오래 방치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글이 옆길로 샜는데, 어쨌든 요약하면…


–카본 프레임은 재활용이 현재로서는 어렵다.
–웬만한 파손은 수리가 가능하니 오래 쓸 수 있다.
–버릴 때는 청소관련 행정기관에 문의 후 정상절차를 따르자.


정도이다. 자전거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