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 로드 12단 스프라켓을 11단 휠셋에 사용 가능한가?

시마노(SHimano) 로드용 12단 스프라켓(Sprocket)을 기존에 사용하던 11단 휠셋(Wheelset)에 사용 가능한가?

 

답은 예스!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로드바이크에 한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산악자전거쪽은 산악용 시마노 12단의 프리허브 바디 구조(Micro spline freehub body)가 바뀌면서 이전 방식(HG spline freehub body)과 호환이 불가능하니 혼동이 없어야 하겠다. 이 부분은 약간 복잡하니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위 질문은 이렇게 다른식으로도 표현이 가능하다.


•시마노 로드 11단 허브에 신형 시마노 12단 스프라켓 카세트(Cassette)를 장착 가능한가?
•11단 로드 완성휠셋에 신형 시마노 12단 구동계열 사용이 가능한가?
•스램(Sram) 로드 11단 구동계를 사용 중인 휠셋이고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는 11T이다. 신형 시마노 12단 그룹세트(Groupset)로 교체 가능한가?


로드바이크라는 가정하에서 모두 답은 예스! 가능하다.

시마노 로드 12단 그룹세트 출시.

21년 여름, 시마노에서 마침내(?) 로드바이크 12단 그룹세트를 출시하였다. 듀라 에이스(Dura-ace), 울테그라(Ultegra)가 동시에 나온 것도 이례적이었다. 구동계열 메이저 제조사 중에서 가장 늦게 로드용 12단을 내놓은 터라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지만, 사전에 워낙 소문도 무성했고 관련 뉴스 유출도 많아서 그랬는지 정작 출시후에는 김이 빠진듯한 분위기였다.


이번 글의 주제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처음 출시 소식에서 필자의 눈길을 먼저 잡아당긴 것은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Cog) 이빨수(T=Teeth)를 기존 11T를 유지한 부분이었다. 

 

11T를 유지한 채 출시된 신형 시마노 12단 스프라켓.

 

어? 그러면 허브 바디(Hub body)의 구조를 변경할 필요가 없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산악자전거용(2019년 출시) XTR 12단 허브의 허브 바디 표준이 마이크로 스플라인 방식으로 변경되었던 터라 로드용 12단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되리라 생각했었는데, 한방 맞은 격이었다.


시마노 산악용 12단이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의 이빨수가 11T에서 10T로 변경되면서 코그의 전체 지름이 작아지게 되었다. 그로 인해 안정적으로 지름이 작아진 코그를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프리허브 바디가 필요하게 되었다. 새로 설계된 것이 시마노의 마이크로 스플라인 방식이다. 구동계 싱글화와 코그 10T를 선도했던 스램은 더 오래전에 XD driver 라는 방식을 채택하여 시마노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 다른 길을 걸었다.

 

위:스램의 XD, 아래:마이크로 스플라인 방식 프리허브 바디.

어쨌든 스램과 달리 시마노는 로드 12단에서 11T를 고수함으로써 프리허브 바디의 근본적인 구조변화는 불필요하게 되었고, 따라서 신형 12단 카세트는 후방 호환성(Backwards compatible)을 확보하게 되었다. 해서 기존 11단용 휠셋에 시마노 신형 12단 스프라켓을 장착할 수 있고 기타 변속기 및 레버등을 시마노 12단용으로 교체하여 구동계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 한푼이 아쉬운 라이더들에게는 반가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의견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10T라는 것이 현대적인 의미의 본격 로드바이크 구동계에 필수라고 보지는 않는다. 산악용은 워낙 앞 체인링(Chainring)을 한장만 쓰는 싱글화가 무슨 전가의 보도인 것인냥 인식되다보니, 속도도 내고 오르막 대응도 가능하게 하느라 10T도 필요하고 어마어마한 티수의 큰 스프라켓 코그도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로드는 더블 체인링에 기존 체인링 티수로 속도 내기나 오르막 등판에 어려움이 있을까? 체인링의 이빨수를 자신의 용도에 맞게 선택한다면 속도 면에서 10T가 크게 아쉬울 것이 없고, 요즘 추세가 로드바이크라도 32T 이상의 스프라켓 이빨수를 지원하는 구동계가 공급되는 흐름이니 오르막 대응도 크게 어렵지 않다.

11T를 고수한 이유에 대해 시마노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로드 경기에 요구되는 기어비를 포함, 모든 측면을 고려하여 가장 작은 스프라켓을 11T로 선택했다. 사용빈도, 카세트 기어단계, 고속시 구동계열의 효율등…기어비가 같을 때 더 큰 기어조합이 높은 구동효율을 제공한다. 이는 경기상황에서 빠르게 라이딩 할 때 특히 잇점이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10T대신 많이 쓰는 코그에서 티수 차이를 줄이는 쪽을 선택하였고, 기어비가 같은 조건이라면 이빨수가 많은 상태에서 페달링을 할 때 힘손실이 적어 효율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앞 큰 체인링+뒤 중간 스프라켓 상태에서 페달링을 할 때와 앞 작은 체인링+뒤 작은 스프라켓 코그 상태일 때 힘전달의 느낌을 비교해보면 무슨 의미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제조사의 주장이야 늘 자기방식이 최고라는 것이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래도 속사정이야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우리는 호환이라는 면에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겼으니 그것으로 된것이다.

허브 방식이 다른 경우(스램XDR or 캄파)에 시마노 12단 카세트는 사용 가능한가?

이 문제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허브가 프리허브 바디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모델인지 우선 파악이 되어야 한다. 시마노를 제외한 여러 완성휠셋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메이저 구동계열 회사의 부품을 두루 장착할 수 있도록 호환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저가형이라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가격대가 중간 이상이며 비교적 근래에 공급된 로드바이크 완성휠셋이라면 허브 바디를 시마노 11단용으로 교체한 다음 신형 시마노 12단 카세트를 장착하면 된다.


이런 완성휠셋 제조사에서는 향후 시마노 로드 12단 전용 허브 바디의 공급도 있을지 모른다. 이 말을 좀 의아하게 들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11T를 고수함으로써 프리허브 바디의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없었다고 해놓고, 12단 전용 허브 바디가 무슨 뜻이냐?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시마노는 작년 로드용 12단 그룹세트를 출시하면서 자사의 듀라에이스 완성휠셋도 동시에 발표했다. 척봐도 기존보다 스플라인(Spline)의 갯수가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2단 전용 프리허브 바디라고 소개하고 있다. 겉모습은 마이크로 스플라인을 닮았지만 마이크로 스플라인이 아니다. 

 

신형 시마노 12단 스프라켓 전용 프리허브 바디.

경량화를 위해 허브 바디의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할 경우 스프라켓이 바디에 손상을 주게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플라인 수를 늘려 힘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이렇게 설계하였다는 것이 시마노의 설명이다.


따라서 신형 시마노 12단 완성휠셋에 기존 11단 카세트는 장착불가이다. 앞에서 언급한 후방 호환성의 의미를 짚어볼 것.

신형 12단 스프라켓, 장착시 주의할 점.

나선 김에 신형 12단 스프라켓을 살펴보자. 기계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이빨수(T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발표 당시에는 11-30T, 11-34T 두가지 조합이 출시되었다. 그리고 11-30T의 경우 7단까지 각 기어간 이빨수의 차이가 1T이다. 많이 쓰는 기어 구간에서 기어비의 차이가 촘촘하다는 것은 그만큼 힘손실을 최소화하며 라이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산악 라이더에게는 몰라도 속도를 중요시하는 로드 라이더들은 이 점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기어비가 모자라 변속을 했는데, 이빨수의 차이가 크면 원하는 상태보다 가벼워져서 페달링의 케이던스(Cadence:회전수)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만큼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오르막 등판능력이 중요한 라이더는 11-34T를 선택하면 되는데, 이 정도 기어비면 앞체인링의 조합에 따라서 웬만한 오르막에서 기어비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코그 구조와 결합방식에 변화가 있다.

코그 구조 자체에 주목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띈다. 가장 작은 코그는 실제로 프리허브 바디에 장착되는 것이 아니고 그 아래 코그에 끼이는 형태가 되고 최종 체결은 길어진 락링(Lock ring)이 맡는다. 설치시 가장 작은 코그와 그 아래 코그간의 위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이빨수 조합의 차이에 따라 스페이서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코그간 스페이서(Spacer)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매뉴얼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스페이서 A,B로 구분하고 있고 부품에 따라 개수도 다르다. 특히 A와 B의 위치에 혼동이 있으면 안되니 주의해야 한다. A는 락링쪽 B는 허브쪽이다.

요약.

 

•기존 11단 휠셋에 신형 시마노 12단 스프라켓을 장착하여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11단이나 12단 휠셋인데 프리허브 방식이 시마노와 호환이 안되는 방식이면 프리허브 바디를 교체가능한지 알아보고, 교체가능하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신형 시마노 12단 전용 허브 바디가 출시되었으나 시마노의 마이크로 스플라인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11단 스프라켓은 장착이 안된다.
•스프라켓 일부 부품의 형태 및 구조에 변화가 있으니 조립시 주의하여야 한다.


자주 들르는 로드바이크 커뮤니티 질문란에 같은 질문이 연속해 올라오는 것을 보고 포스팅 하게 되었다.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