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주하는질문

정기적인 자전거 완전 분해정비 필요한가?

반응형

정기적인 자전거 완전 분해정비(Overhaul) 필요한가?


이 질문도 바로 예스냐 노냐 선택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도 빨리 하나만 택해보라고 한다면 노! 이다. 글 말미에 설명할 몇가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정기적으로 자전거를 완전 분해정비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전문 자전거점에서 실시하는 완전 분해정비는 자전거의 거의 모든 부품을 프레임에서 분리한 다음 세척, 재윤활, 재조립, 재조정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정비는 라이더가 평소에 일상적인 유지관리 수준에서 하는 청소 윤활이 아니고 상당히 꼼꼼한 작업과정이어서 전문가라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로드바이크는 그나마 짧게 걸리지만, 올마운틴 풀샥 산악자전거의 경우 포크정비, 샥정비, 상황에 따라 프레임의 링크, 그리고 가변 시트포스트 및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블리딩까지 들어가면 한나절로도 시간이 모자를 수 있다.


아니, 그렇게 세세한 정비라면 시즌 동안 쌓인 묵은 때도 없앨겸 자전거가 거의 새자전거처럼 다시 조립 세팅 되는 것인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닌가?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함에도 정기적인 완전 분해정비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일이년 상간으로 자전거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적다.
–분해정비의 의미가 없는 부품이 많아지고 있다.
–잦은 분해정비는 오히려 부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그리 크지 않다.(로드바이크의 경우 더 그렇다.)


어떤 코스를 어떻게 탔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조정된 자전거는 완전 분해정비를 받을만큼 쉽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특히 로드바이크의 경우 큰 사고나 충격을 주지 않는한 일상적인 윤활과 점검정도로도 몇년간 문제없이 잘타는 경우가 흔하다. 부품의 소재나 완성도가 본격 로드바이크에 많이 모자라는 필자의 생활용 미니스프린터의 경우 가혹한 환경에서 보관하고 라이딩 했음에도 몇년간 크게 문제가 없었다. 물론 각 부품의 수명이 다해서 그때그때 교체한 적은 있지만 정작 비비나 헤드세트의 상태는 정비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혹시 자전거를 구매하고 일이년 정도 주말라이딩을 즐긴 수준의 자전거라면 완전 분해정비는 더더욱 고려할 필요가 없겠다.


그 다음 이유는 본격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의 경우 부품 개발의 방향이 조정을 자주 해주고 정비하면서 사용하는 쪽이 아니라 애초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최소화하고 혹시 고장이 나면 교체하는 쪽으로 진행되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베어링은 실드 카트리지 베어링(Sealed cartridge bearing)이 많이 적용되고 비비(Bottom bracket)의 결합도 나사산을 없애고 프레스핏(Press fit) 방식을 채택하는 추세였다.(최근에 다시 나사산으로 전환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인터널 방식 프레임

 

덧붙여 프레임 내부로 각종 케이블이 통과하는 인터널(Internal) 방식과 전동변속기의 출현은 더더욱 완전 분해정비의 필요성을 낮추었다.


실드 카트리지 베어링과 프레스핏 방식 부품의 경우 정비의 의미가 크게 없는데다가 잦은 분해는 오히려 공차를 크게 만들어 없던 소음을 만들 수 있고 분해과정에서 부품의 손상이 불가피한 비비방식도 있다. 

 

각종 프레스핏 비비방식

 

따라서 정비 받았다는 데서 오는 기분좋음 정도 외에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다. 인터널 방식의 프레임이면 변속 및 제동관련 케이블이 오염될 일도 크게 없는데다가 전동식이나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면 괜히 분리해서 닦아줄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마냥 정비를 안하고 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맞다! 그래서 자가정비 기준으로 필자는 이렇게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체인의 마모로 수명이 다하는 일은 필연적이다. 매일 한시간 출퇴근 정도의 라이딩 기준으로 팔개월 정도 지나면 체인교체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 체인을 교체하는 김에 체인링(Chainring), 스프라켓(Sprocket)을 비롯한 구동계열을 꼼꼼히 닦아준다. 


그 시점에서 시간이 더 지나다보면 타이어가 수명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어 교체하는 김에 림정렬 상태를 한번 봐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프라켓이 마모되어 특정구간에서 체인이 미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해당 부속을 교체해야 한다. 이때 스프라켓을 제거한 김에 허브관련정비를 해준다. 그러다가 중간에 핸들바 테입이 몹시 더러워지면 교체작업 하면서 핸들바 및 헤드세트 조향계통의 전체 상태를 점검하고… 체인링이 마모되었거나 비비에서 소음이 날 때 그것과 관련한 정비를 해주는 식이다. 브레이크야 문제가 생기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니 정비가 안들어갈 수 없는 부품이고...


즉,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련한 부품을 그때그때 점검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면 된다. 자가정비가 아니더라도 전문가에게 의뢰할 때 위에서 언급한 식으로 동시에 점검을 해달라고 하면 된다.


그래도 혹시 완전 분해정비가 필요한 경우는 없는가?


있다. 자전거 타는 모든 사람이 자가정비에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라이더의 성향이 다 같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충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기계를 건드렸다 하면 망가뜨리는 기계치에다 생업에 신경쓰느라 너무 바쁜 사람인 경우.


이 경우는 억지로 해보려 하는 것도 되레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마음 편하게 분해정비를 맡기되, 다만 그 기간은 좀 늘리는 것이 좋겠다. 주변에 보면 매년 비시즌 기간에 분해정비를 의뢰한다는 사람도 보았는데, 이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위에서 이미 충분히 설명했으니 생략하고, 불가피해서 하더라도 한 삼년 정도 타다가 한번쯤 맡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모된 부품교체 없이 3~5년 이상된 중고자전거를 구매한 경우.


특히 입문자가 조금 라이딩 경력이 있는 중고자전거, 거기다 소모품의 부품교체가 거의 없었던 자전거를 구매하였다면 완전 분해정비를 받는 것이 향후 자전거를 타는데 이익이 될 수 있다. 판매자가 나쁜 의도를 가졌다기 보다는 자전거를 비롯한 모든 기계는 서서히 상태가 나빠지므로 기존 소유자는 성능하락이나 이상증상을 못느끼고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구매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잘한 수리비가 계속 지출될 수 있다. 완벽하게 점검을 마친 상태로 깔끔하게 라이딩을 시작하는 것이 마음 편한 사람이라면 분해정비를 받는 것이 좋다. 분해정비 과정에서 혹시 교체가 필요한 부품은 교체를 하고 그 이외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도 할 수 있다. 통상 완전 분해정비를 실시하는 업체에서는 부품교체가 필요한 경우나 추가 이상을 발견한 경우 미리 연락을 준다.


–험하게 탄 산악자전거 혹은 우중, 바닷가 라이딩을 많이 한 경우.


장르의 특성상 산악자전거 특히 풀서스펜션(Full suspension) 올마운틴(All mountain) 자전거의 경우 자가정비를 하기에 좀 번거롭고 난이도가 높은 부품이 있다. 용도에 맞게 험하게 타는 경우 상대적으로 정비주기가 짧은 것이 문제인데, 이때 따로따로 정비를 받는 비용이나 한번에 완전 분해정비를 받는 비용이나 크게 차이가 안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과 번거로움 해소를 위해서라면 정비를 맡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겠다.

 


그리고 시즌 중 우중 라이딩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바닷물에 노출된 일이 있었다면 완전 분해정비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외국 프로 미캐닉의 영상 및 웹진 등에는 자전거 물청소 관련 자료가 적잖다. 그것을 근거로 자전거 물세차가 자전거에 나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가끔 본다. 맞다! 해도 되기는 된다. 어떨 때? 필요할 때이다. 온통 진흙탕인 자전거를 물청소 없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깨끗하게 만든단 말인가? 그러나 그 이후에 더 꼼꼼한 건조과정과 윤활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간과하고 있다.


부품에 실링처리가 잘되어 있어서 웬만한 수분은 괜찮다는 주장도 있다. 그 또한 옳다. 그런데 왜 실링처리를 할까? 그것은 자명하다. 부품과 자전거에 수분이 안좋은 영향을 미치니까 막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오염도 없는데 단순히 먼지 닦는 것이 귀찮아 실시하는 반복적인 고압 물세차는 당장 자전거에 이상을 일으키지는 않겠으나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 아니다. 

 

소금기에 녹슬어버린 스프라켓


어쩌다 한두번 한 우중 라이딩이라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지만 시즌 동안 그런일이 유난히 잦았거나… 특히 소금기 있는 바닷물에 노출되었는데 자가정비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완전 분해정비를 통해 세척과 건조, 재윤활 과정을 거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제주 라이딩 후 스프라켓 부식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다. 소금물에 직접 노출되었다면 최소한 구동계 세척과 건조, 재윤활은 하는 것이 좋다.


위에서 언급한 경우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도 반드시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로 해서 각자 처한 상황 그리고 경험과 상식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리면 되겠다.


자전거 유지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공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