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자전거 짐받이 장착법.
평소에 정해진 코스만 달리던 자전거 라이더라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오면 장거리 자전거여행을 한번쯤 꿈꾸게 된다. 하루 이틀 정도의 일정이라면 등가방에 최소한의 옷가지나 용품을 넣고 출발하면 되지만, 국토종주나 전국일주처럼 일정이 길어지고 달려야 할 거리가 길어지면 여행용 자전거 짐받이가 필요하다.
문제는 평소에 타던 본격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의 경우 프레임에 짐받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가공되어 있는 구조물이 없다는 것이다. 용품제조사에서는 이런 경우를 위해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짐받이를 공급하고 있으나, 필자의 눈에 딱히 이거다! 싶은 제품이 없었다.
설치가 쉬우면 안정성이 떨어지고, 안정성이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저렴하면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져 조잡해보이고...
고민 끝에 아래 형태의 제품을 구매해보았다. 일단 조립이 완성된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자.
시트포스트(Seat post)에 큐알 형태로 주 지지대가 결합되고 좌우 보조 지지대가 프레임의 시트스테이(Seat stay) 양쪽에 고정된다. 따라서 자전거 장르나 형태에 상관없이 대부분 자전거에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자신의 자전거와 비교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면 되겠다. 자전거전문 쇼핑몰에는 고가의 제품밖에 없다. 일반 쇼핑몰에서 자전거 짐받이, 라고 검색하면 비슷한 형태의 제품이 두가지 정도 판매되고 있다.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으니 저렴한 것으로 선택하면 된다.
다음으로 설치방법에 대해 알아보면.
준비물
- 육각렌치 세트
- 8미리 스패너
가격대가 낮아서인지 변변한 사용자설명서 하나 없이 배송되므로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설치시 주의가 필요하다.
박스를 개봉하니 짐받이 상단, 좌우 지지대, 좌우 보호가드, 볼트와 워셔, 고무 보호대가 들어있었다. 워셔는 사용하지 않았다. 제품의 정밀도가 약간 부족해 워셔를 사용하니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일관되게 생략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먼저 시트포스트에 짐받이 상단의 주 지지대를 설치한다. 큐알 형태라 별도의 공구 없이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다. 시트포스트와 고정부위 사이에 동봉되어 있는 고무 보호대를 반드시 끼워야 한다. 오버토크(Over torque)나 흔들림을 방지하고 흠집이 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서이다.
가방이나 패니어를 미리 올려놓아봐서 짐받이 상단이 안장이나 몸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확인한 후 위치를 잡는다.
아래쪽 볼트를 조여주어 짐받이 상단을 고정한다.
좌우 지지대의 상단쪽을 짐받이 가운데 구멍에 설치한다. 이때 8미리 스패너가 필요하다. 없으면 단단히 고정할 수 없다.
하단 지지대와 연결하고 위치를 잡아야 하므로 일단 이 과정에서는 그렇게 단단하게 조일 필요는 없다.
조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하단 지지대를 프레임 시트스테이에 장착해야 하는데, 반드시 고무보호대를 양쪽에 끼운 다음 위치를 잡아주어야 한다.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고정부위가 변속선이나 기타 케이블에 방해가 안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래 사진을 유심히 관찰해 볼 것.
변속선을 누르거나 하면 변속에도 영향을 미치고 마찰로 인해 케이블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
그 다음 볼트를 위 아래 번갈아 조여준다. 마찬가지로 이 단계에서는 너무 단단하게 조이지 말 것. 상단 지지대와 연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단 지지대의 연결볼트를 풀어준 다음.
상단과 연결 후 다시 조립한다. 이렇게 가조립 된 상태에서 배송되어 오므로 작업순서가 이렇다.
상단 지지대 가운데가 뚫려있어서 지지대의 길이를 줄였다 늘였다가 가능하다. 이 구조를 이용해 지지대 하단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자, 하단 지지대의 볼트는 총 다섯개이다. 먼저 1번과 2번 볼트를 번갈아 조여주어 고정한다. 그 다음 3번과 4번 시트스테이 고정하는 볼트를 번갈아 고정한다. 번갈아, 라는 의미는 볼트 하나를 한번에 단단하게 조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볼트를 조금씩 조여주어 강도를 비슷하게 높여주라는 뜻이다. 특히 3과 4를 조일 때 한쪽을 먼저 조이고 나머지를 다시 강하게 조이면 프레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오버토크로 프레임을 파손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번 볼트도 단단하게 조여주면 좌우 지지대 조립은 마무리가 된다.
수시로 짐받이의 고정상태를 확인하면서 볼트의 조임 강도를 결정해주는 것이 좋다. 사용설명서가 없으니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필자의 자전거는 지지대를 시트스테이의 하단으로 내리면 변속케이블과 고정부분이 마찰을 일으키는 터라 위치를 이렇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 각자 상황에 맞는 위치에 설치하면 되는데, 아무래도 고정부위가 하단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안정적이다.
다음은 대용량 패니어를 위한 보호가드를 설치할 차례다. 지지대와 같은 공구 같은 방법이므로 어렵지 않다. 다만, 짐받이쪽 구멍과 가드쪽 볼트구멍의 좌우폭이 맞지 않아 가드를 힘으로 눌러 줄여줘야 했다. 알루미늄 합금이라 힘을 주면 살짝 변형이 된다. 가격대가 가격대이니만큼 정밀도는 조금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경고등을 달면 설치의 전과정이 끝난다. 조립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다신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볼트 조일 때, 특히 직접 힘이 가해지는 시트스테이 고정 부위는 신중하게 작업해야 한다. 크로몰리(chromoly)나 알루미늄 합금은 조금 덜하지만, 티타늄이나 카본소재 프레임일 경우 오버토크를 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제조사의 설명에는 25킬로그램의 하중까지 견딘다고 되어있다. 국내 장거리여행용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정도의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좌우 가드가 아래로 조금 길었으면 좋겠고 가드의 하단이 물결모양이 아니라 직선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대형 패니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그런 형태가 유리하다.
그래도 만 오천원대 가격이면 충분히 경쟁력도 있고 쓸만한 짐받이이다. 한번의 여행을 위해 여행용 자전거를 별도로 구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존에 타던 자전거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짐받이 설치가 어려운 프레임이라면 구매를 고려해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전거여행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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