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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료실

중고 자전거 구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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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자전거 구매 요령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 뿐만이 아니라 여러 장르의 자전거가 유행의 흐름을 타고 적잖이 보급되었다. 필자가 본격적으로 레저활동의 일환으로 자전거 안장에 올랐을 때만해도 성인이 자전거 탄다고 하면 가끔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고, 좀 별난 사람들이나 즐기는 레포츠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나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자전거에 한번 맛을 들이니 늘상 자전거와 일상이 함께였고 한참 나이 들어서까지 학생! 하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었던 터라 재밌기도 하였다.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요즘에 비해 소수였으니 관련산업의 규모도 지금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선택할 수 있는 자전거의 종류나 모델도 적었고, 그나마 국내 브랜드 두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량으로 수입되던 외국브랜드의 자전거가 전부였다. 당시엔 불만이었는데 요즘과 비교해보면 선택을 두고 고민할 일이 적어서 그점은 좋았던 것 같다. 조금씩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장도 커지고 동시에 자전거 중고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이번 글에선 중고 자전거 구매시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평소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먼저 레저나 취미로 사이클링을 본격적으로 해보려는 입문자가 첫자전거를 중고로 시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주변에 경험이 많은 조언자가 있다면 모를까……


이런저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고 자전거 구매의 험난한(?) 길에 들어서기로 마음 먹었다면 일단 다음 세 단어를 늘 염두하자.


용도, 년식, 사이즈.


새 자전거를 구매할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용도로 자전거를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할 자전거의 장르나 가격대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스피드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로드바이크, 산악라이딩을 위해서라면 산악자전거, 출퇴근이 목적이라면 하이브리드, 장거리 여행용이면 여행용으로 특화된 장르의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선택을 놓고 좌고우면 하지 않으려면 먼저 용도부터 명확히 한 다음 뛰어들어야 한다.


biketool링크  자전거 구매에 관하여  자전거 사이즈 선택법



다음은 년식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가격이라도 입문자라면 출시된 지 3년을 넘긴 자전거는 구매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이 분야도 기술의 발달과 규격의 변화가 빠른 곳이다.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3년전에는 최신의 부품이었는데 지금은 한물(?) 가서 단종되어 가는 부품도 있고, 규격자체가 맞지 않아 새부품은 아예 장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자전거를 접한지 오래되어 특별한 취향이 있거나 클래식 바이크를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깨끗한 중고라도 년식이 오래된 자전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이즈다. 자전거에도 타는 사람의 신체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이즈 개념이 있다는 것은 요즘은 거의 상식이 되었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수입사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판매자나 주변의 지인에게 문의하든지 해서 자신에게 크거나 작은 자전거를 저렴하다는 이유로 덜컥 구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다.


자! 다음으로 세세한 구매요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1.정보!! 정보!!


입문자가 처음 중고시장을 훑어보면 겉으로 보기엔 다 고만고만해 보이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혼란이 심할 것이다. 생활자전거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으니 고민이 덜하겠지만 레저용 자전거는 가격대의 편차가 극심하다.



이런 혼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시마노,스램,캄파놀로(Shimano, Sram, Campagnolo) 라는 브랜드 이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세상엔 수많은 자전거 제조사가 있다. 그 많은 자전거들의 구동계열 주요 부품은 위 세회사가 독점에 가깝게 공급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세 회사의 어떤 가격대 부품이 자전거에 장착되었는가는 자전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품에 비해 중고가 저렴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요부품의 가격대를 파악하고 있어야 그중에서도 더 나은 구성의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다. 해서 정보수집의 시작은 시마노 등등의 수입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각 부속의 역할과 그룹세트별 가격정보에 익숙해져야 자전거 보는 눈이 생기게 된다.


사양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매물을 봐야 어떤 자전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다.


2.사진에 현혹되지 마라.


입문자의 대부분은 자전거의 외양에 쉽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자주 보았다. 지인들 중 자전거에 관심이 없는 아무나 붙잡고 사진을 보여 주며 마음에 드는 자전거를 골라보라고 해보면 열에 아홉은 다운힐 자전거나 트라이애슬론용 자전거가 그럴싸해 보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중고장터를 뒤지고 있을 당신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만약 입문자라면 당신의 눈에 가장 요란하지 않고 무덤덤해 보이는 형태의 자전거가 제일 적당한 자전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사전에 정보수집이 많이 되어 있어서 용도를 명확히 한 상태라면 예외다.


그리고 판매자가 올리는 사진이 단점에 솔직할수록 가격이든 성능이든 좋은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자전거인 만큼 흠집이 없을 수 없다. 가격이 깎일까 염려해 깨끗한 사진만 올리고 지나치게 흠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매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판매사유가 명확한 경우, 가령 구매 후 부상이나 납득할만한 기타사정으로 보관만 한 자전거는 과감하게 선택해야 한다.


사진보다는 정기적으로 완전분해 정비 실행의 유무나, 오버홀(Overhaul)이 필요한 부품의 정비이력, 체인등의 소모품 교체상황까지 상세히 알려주는 매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믿어도 좋다.


3.완성차 위주로 조립차는 다음에.


매물중에 몇년도 어느 제조사의 어떤 모델, 하는식의 완성차 위주로 구매를 우선하는 것이 좋다.



가령 (14년 자이언트 TCR)이라는 매물일 경우 구매자 입장에서 당시 판매가격과 부품구성 확인 그리고 다른 매물과의 가격비교 등이 수월하다. 모든 부품을 별도로 구매해서 조립이 이뤄진 자전거의 경우 가격산정에 있어 객관성을 가지기가 어렵다. 또 소수지만 대부분의 파트를 중고로 구매하여 조립된 자전거는 크게 가격적인 부분에서 장점이랄게 없을 수도 있다.


조립차는 자전거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을 때로 미루고 입문용 중고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검증을 거친 메이저 회사의 완성차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4.예산의 십퍼센트 정도는 여유를 두자.


잘 관리된 자전거라 하더라도 중고로 구매한 다음 소소하게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 구매했을 때는 괜찮았는데 얼마 가지 않아 정비 받을 일이 생긴다거나 피팅과정에서 스템(Stem)이나 안장 기타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아 교체해야할 부속이나 장비가 생길 수 있다.


미리 예산을 책정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 두면 중고구매 후 만족도는 더 상승할 것이다.


5.직거래하라.


속된 말로 선수끼리는 척하면 척하고 알아먹으니까 거래도 순조롭고 직거래를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되지만, 완성차를 그것도 입문자가 보지도 않고 구매할 수는 없는 일이다.


되도록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충분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부품구성이 비교적 복잡하지 않고 외부의 흠집을 감추기가 쉽지 않다. 살펴봐서 심한 흠집이 있으면 판매자에게 물어보고 단순한 흠집인지 파손인지 확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카본소재 프레임의 수리여부는 판매자가 솔직히 이야기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수리이력이 있다고 해서 성능에 큰 이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중고가격 인하의 요인은 되므로 전적으로 판매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6.너무 싼가? 혹시 장물?


세상을 너무 불신해도 안된 일이지만, 가끔 사기피해를 당하는 사람도 있고 고가 자전거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범죄자들이 있는 세상이다. 시세보다 터무니 없게 싸다면 다음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장물이거나 일부 부품이 전체 자전거 구성에 맞지 않은 저렴한 것으로 교체되었거나 가품이거나 년식이 너무 오래되었거나……


세상을 살아보니 싸고 나쁘지 않은 것은 있어도 싸고 좋은 것은 드물었다. 최저가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삶이 피곤해진다.


7.욱해서 지르지 말자.


원하던 매물이 나왔는데 잠시 망설이다 보면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몇번 놓치고 나면 한동안 찾던 매물이 자취를 감춰 초조하게 되기 쉽다.


그러다보면 기다림에 지쳐 타협을 하게 되는데, 예산보다 더 고가의 자전거를 욱해서 지르기(?) 쉽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 보면 딱 내 물건이다, 싶은 자전거가 나타날 것이니 조급해 할 필요 없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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