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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료실

스램의 산악자전거용 12단(Sram Eagle 12-spee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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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램의 산악용 12단(Sram Eagle 12-speed) 출시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요즘 제일 잘나가는 데가 스램이다. 무선 변속기에 이어 근래 날아온 자전거 관련 소식 중에 가장 뜨거운 것을 꼽으라면 단연 12단 이글에 관한 뉴스일 것이다.


뭔가 낌새가 없지는 않았다. 얼마 전 스램의 공식 유투브 계정을 통해 앞변속기의 사망을 애도하는 듯한 동영상이 유포되었다. 영상을 본 여러 자전거 애호가들은 스램이 심상찮은 일을 꾸미고 있는 걸로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앞변속기의 존재이유를 묻게하는 넉넉한 12단 기어비에 거기에다 무려 50T 코그를 장착한 이글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근래 산악자전거 구동계열의 개발 트랜드는 체인링(Chainring)의 수를 줄이고 스프라켓 코그(Sprocket cog)의 장수와 이빨수는 늘여가는 것이었다. 특히 체인링을 한장으로 줄인 싱글 체인링은 올마운틴 자전거의 수요확대와 더불어 사용자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흐름을 선도하고 견인한 것도 스램이다. 


2007년으로 기억하는데, 처음 산악 싱글 체인링 구동계열이 스램에서 소개되었을 때는 물론이고 기존의 트리플 체인링에서 더블로 줄어든 구동계열의 대중적인 성공을 나는 비관적으로 보았다. 이유는 오르막에서는 힘들고 내리막이나 평지에서는 속도 내기에 애매한 어정쩡한 기어비, 스프라켓의 장수가 늘어남에 따라 체인라인(Chain line) 설정의 어려움으로 인한 기계적 오작동과 부품 내구성의 저하, 높은 가격과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 떠올라서였다.


결론적으로 필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기술력으로 문제를 상당 수준 극복한 것이다.


이글 12단의 특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우선 XX1 XO1 두 그룹세트부터 출시 되었다. XC(Cross country)와 올마운틴(All mountain) 용도로 구분하고 있다.


2)10-50T 스프라켓 구성으로 더블 체인링과 차이 없는 기어비를 제공한다. 기존 11단 구동계열로 싱글 체인링을 사용하던 유저들은 오르막에서 부족한 기어비를 별도의 코그를 장착해 대처하여 왔다. 새로 부품을 장만하려는 사람은 고민이 줄게 되었다. 다만 가장 큰 코그와 바로 한단계 아래의 이빨수 차이가 제법 있다.



스프라켓은 스램의 X-Dome 기술이 적용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모재를 한 번에 가공하여 제작되므로 코그가 낱장으로 분리가 안된다. 프리허브 바디(Freehub body)는 기존 11단과 같은 XD 드라이버 바디를 쓰므로 호환이 된다.


스램 X-Dome 스프라켓


XD 드라이버 바디


한정된 공간에 열두장의 스프라켓을 끼워넣어야 하므로 코그간의 간격(3.8-3.65mm)이 줄었다. 따라서 변속기레버는 물론이고 변속기 및 체인도 호환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3)체인링은 30,32,34,36,38T 가 공급된다. 사용자의 각자 운동능력이나 주로 타는 코스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크랭크 암 중심에 체인링을 바로 장착하는(Direct mount) 방식이다.


체인링의 이빨끝이 기존에 많이 봤던 것과 상당히 차이가 있다. 기존 체인링은 체인의 특정 몇마디에 힘이 집중된다. 신형은 각도를 주고 모서리를 날리는 설계로 체인과 체인링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키고 있다. 내구성 증가는 물론 정확하고 부드러운 작동 그리고 체인이탈을 막아주며 이물질의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4)변속기는 용량 증가로 형태가 커졌다. 12단에 50T를 커버 하자면 당연한 변화다. 하단 풀리(Pulley)의 이빨수도 14T로 변경되었다. 풀리는 더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위해서 변경되었다고 한다. 부가적으로 케이지 락(Cage lock)의 위치가 이동한 것이 눈에 띈다.



5)체인의 형태와 사양이 변했다. 코그간 간격이 변했으므로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서 체인폭이 줄어드는(5.6-5.25mm) 것은 필수다. 체인폭이 줄어들고 카세트 장수의 증가로 극단적인 기어비에서는 체인이 심하게 꺽이게 된다. 내구성에도 염려가 되고 체인이탈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제조사측 설명으로는 체인의 소재와 체인 안쪽 형태의 변경으로 두 문제를 극복했다고 한다. 체인과 만나는 체인링 이빨의 형태변경도 한몫 하여 체인과 체인링의 수명을 오히려 더 늘렸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제조사측의 일방적 주장을 액면대로 다 믿을 수야 없지만, 상당한 혁신이 있었다는 것 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6)부품 내구성 강화를 위해 후처리를 하였다. 체인,스프라켓,체인링 등에 특수코팅처리로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기에도 나쁘지 않은데, 수명까지 길어졌다니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제조사의 발표를 고지곧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외신 여기저기에서 그들의 자신감만은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시점에서 과연 이 시스템이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지,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고민 안될 수 없다.


싱글 체인링이 크게 필요치 않는 필자 같은 사람은 예외겠지만 저렴하게 싱글화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11단 시스템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여서 그렇다.


다음에 예상할 수 있는 변화는 올마운틴 산악자전거의 경우 앞변속기 없는 전용 프레임의 공급이 증가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마운틴용 풀서스펜션 프레임에서 변속기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은 많은 변화를 추동하는 요인이 된다. 프레임 링크의 위치나 사이즈, 뒷샥(Rear shock)의 작동범위를 설계하는 데도 상당한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쩌다보니 산악자전거 핸들바에는 뭔가 치렁치렁 달리는 게 많아졌다. 기존 변속기에 브레이크에 앞 서스펜션 뒷샥의 리모트 콘트롤 레버에 가변 시트포스트 콘트롤 레버까지. 자전거를 꼭 이렇게 복잡하게 타야 하나 싶을 정도다.


그중 가장 먼저 사라질 위기를 맞은 것이 한때는 자전거기술의 혁명으로 여겨졌던 앞변속기라니 재밌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들판을 질풍처럼 달리게 하다가 가파른 재를 만나면 콧노래 흥얼거리며 넘게 해준 트리플 체인링과  앞변속기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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