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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빅 허브 전용 오일, 디티 스타라쳇 전용 그리스 대체 윤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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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빅 허브 라쳇 폴(Ratchet pawl) 전용 오일, 디티 스타라쳇 전용 그리스(Grease) 대체 윤활유?

 

시마노에서는 자사의 허브(Hub) 라쳇 시스템을 분리 정비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프리허브 바디(Freehub body)를 완전 분해정비하기도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반면 그 이외의 다양한 완성휠셋, 허브 제조사의 제품들은 분해정비가 쉽기도 하고 제조사에서 정기적인 청소및 윤활을 권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브랜드가 마빅(Mavic)과 디티 스위스(DT Swiss)의 라쳇 시스템일 것이다. 특히 디티의 스타라쳇 방식은 OEM으로 생산되던 것 뿐만 아니라 특허가 만료된 관계로 여러 제조사에서 같은 구조, 형태의 허브를 공급하고 있다.

 

 

라쳇 시스템은 제조사마다 그 형태나 구조가 다양하지만 크게 폴을 쓰느냐 라쳇링(Ratchet ring)을 쓰느냐로 나뉜다. 페달을 밟으면 힘이 구동계 및 휠셋에 전달되고, 내리막에서 페달링을 하지 않을 때는 휠셋이 공회전할 수 있게 하는 주요 부품인 관계로 여기에 오작동이 발생하면 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제조사에서는 이 부속에 정기적인 청소 및 윤활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런 정비에 전용 오일과 전용 그리스가 필요하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전거계에서는 전용이라는 말이 붙으면 턱도없이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이다. 가격은 그렇다치고,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구매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해서 두 윤활유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는가? 하고 궁리하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마빅 대체 오일.

 

국내외 유저들이 전용오일을 대체해 사용하고 있는 오일은 아래와 같다.

 

마빅 전용오일과 대체용 시마노 디스크 브레이크 미네랄오일.

 

–시마노 유압 브레이크용 미네랄 오일: 외국 미캐닉(Mechanic)들이 가장 많이 대체용으로 추천하는 오일. 외국 자전거 관련 웹진의 필진, 자전거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도 대체용으로 추천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자동차용 엔진오일(점도 5W30): 마빅 전용오일과 점도 차이가 거의 없어서 대체해도 문제가 안된다는 풍문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마빅 전용오일의 점도가 10W라는 자료도 있어서 사실여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자동차 엔진에는 피스톤과 각종 오링이 있고 상대적으로 가혹한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합성유인 만큼 자전거 허브 내에서도 크게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5W정도면 점도가 높은편은 아니고 단골 카센터에 부탁해 조금만 얻어도 몇년은 쓸 수 있을 듯.

–Pedros Road Rage: 자전거관련 공구와 용품을 제조하는 회사 페드로스에서 공급하는 체인오일이다. 마빅 휠셋 정비의뢰를 주로 담당한 미캐닉이 사용해보고 문제없다고 하여 외국 라이더들이 대체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이외에 재봉틀 기름, 전기 이발기 기름도 대체용으로 쓰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

 

대체용으로 거론되는 각종 오일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리스가 아니고 대체로 점도가 낮은 오일류이다. 전용오일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오일병을 흔들어보았을 때 오일이 거의 물처럼 출렁인다. 그리스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점도가 낮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보유하고 있는 허브의 라쳇 시스템이 폴을 쓰는 구조라면 위에서 언급한 오일류를 쓰고, 디티 스위스 스타일의 라쳇링을 쓰는 구조라면 그리스류를 쓰는 경우가 많다.

 

거론할 이야기는 많지만 일단 각설하고 디티 스타라쳇 대체 그리스에 대해 알아보자.

 

스타라쳇 대체 그리스.

스타라쳇과 디티의 전용 그리스.

 

–자전거용 허브 그리스: 국내 라이더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방법이다. 많은 자전거관련 용품회사에서 허브 베어링 정비에 필요한 그리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 그리스는 자전거 정비 여러곳에 두루 사용해도 정비주기에 다소 변화가 생길뿐 여타 근본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허브 그리스로 대체용으로 사용해서 라쳇에 오작동이 일어났다는 사례는 듣지 못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을 할 것이다.

–범용 그리스+희석용 오일: 산업용으로 나온 그리스에 점도를 낮게할 목적으로 여타 오일을 추가한 다음 섞어서 대체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희석용으로는 자동차 엔진오일, 점도 낮은 건식 체인오일, 유압 브레이크용 미네랄 오일등 다양하다.

–그외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워서 잘 활용되는 편은 아니나, 국외의 경우 대체용을 표방하며 Dumond라는 회사에서 공급하는 라쳇용 그리스를 쓴다는 사람들도 있다.

 

왜 점도가 중요한가?

 

대체 오일 선택에 있어 점도를 중요하게 따지는 이유는 이렇다. 전용보다 점도가 높으면 라쳇 시스템이 오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서이다. 특히 폴을 사용하는 경우, 지금은 마빅도 모델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폴 하단 스프링은 상대적으로 작고 장력이 약하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 점도 높은 윤활유와 먼지가 뒤섞이거나 기타 오염이나 부식이 생기면 폴의 작동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내부에서 부속끼리 서로 끼이거나 심하면 파손이 발생한다.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페달을 앞으로 돌리면 앞으로 뒤로 돌리면 뒤로 돌거나… 아예 힘을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이런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론상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결론은 전용보다 점도가 높은 것이 문제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것은 큰 문제가 안된다. 낮으면 정비주기가 상대적으로 짧아질 수 있는데, 요즘은 부품의 완성도가 상향 평준화 되었고, 국내 라이더들의 정비에 대한 관심과 자가정비 수준이 높아서 정작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주변 지인들 중 트라이얼(Trial) 기술 연습을 하거나 산악 라이딩에서 페달킥을 과하게 한 경우 라쳇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는 보았지만, 일반적인 도로 라이딩이 위주인 자전거에 라쳇이 망가진 케이스는 잘 없었다. 오래 외부에 방치한 자전거에서 라쳇 폴의 리턴에 문제가 생겨 힘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는 십여년 전에 저가형 자전거에서 한번 보았을 뿐이다.

 

디티 스타라쳇 처럼 라쳇링에 전용 그리스 대신 대체용 그리스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점도인데, 국내외 여러 라이더들이 하나같이 낮은 점도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댓글들이나 블로그 포스팅을 읽고 있노라면 슬쩍 웃음이 날 때가 있다. 디티 전용 그리스 자체의 점도가 그렇게 낮지 않은데 왜 사서 걱정들을 하고 있나, 싶어서이다.

 

 

 

해양선박용이나 중장비용 그리스를 대체용으로 쓸 것이 아니라면 국내 라이더들의 정비환경상 점도를 걱정하는 것도 기우라고 생각한다. 경험에 따르면 파크툴 허브 그리스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파크툴 그리스의 점도가 낮다.

 

결론은, 국내 자전거용으로 공급되는 그리스를 다 써보지는 않았지만 자전거 허브 베어링용으로 나온 그리스라면 어떤 것이라도 대체용으로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전용 대신 허브 그리스로 대체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떡칠은 피할 것!

 

 

 

언제, 어떻게 도포할 것인가?

 

먼저 도포 방법부터 알아보자. 라쳇 시스템 윤활유 도포에 있어 제조사 매뉴얼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청소이다. 폴이나 라쳇링을 깨끗이 닦지 않고 그냥 덧바르는 것은 오히려 문제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분해 후 천에 충분히 디그리서를 적신 다음 부품을 깨끗이 닦고 건조시킨다. 

 

그다음 중요한 것이 윤활유의 양이다. 윤활유 도포는 폴이라면 한방울 정도 떨구는 정도로 충분하고, 다른 도포 부위에는 한두방울 떨어뜨린 다음 손끝으로 펴바르면 충분하다. 라쳇 시스템에는 윤활유의 양이 많은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다. 부식을 막고 원활한 작동에 필요한 양이면 충분하다. 

 

스타라쳇에는 특히 그리스의 양이 중요하다. 손끝에 그리스를 찍어 얇게 펴바르면 된다. 넘치는 그리스는 오히려 이 방식의 경우 오염물 축적과 오작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용 그리스 자체의 점도가 그리 낮은 편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전용 그리스 도포시에도 도포량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본다.

 

언제 정비를 해야 하는가? 혹은 정비주기도 의문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성향의 문제인지 유독 몇 킬로미터 타고 나면 정비해야 하는지를 알려달라는, 주행거리를 유독 중요시 하는 사람이 있다. 

 

제조사에서는 간혹 몇킬로미터 라이딩 후 정비하라고 매뉴얼에 명시하기도 하지만, 명시를 하고 있는 매뉴얼에서도 늘 먼저 강조하고 있는 것이 각자 라이딩환경, 자전거종류에 따라 정비주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조사 정비주기는 워런티 회피를 위해서 약간 방어적으로 기술되는 경향이 있어서 매뉴얼 따라 정비하다가는 괜히 의미없는 정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허브의 경우 라이딩 없이 너무 오래 방치한 자전거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라이딩 거리를 정비시기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해서…

 

–공회전시 라쳇음이 심해졌을 때나

–일년에 한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실시할 것을 권한다.

 

라쳇 시스템의 윤활유가 마르게 되면 당연히 기능을 잃게 되고 내부 부속끼리 마찰하면서 내는 라쳇음이 커지게 된다. 좀 막연하게 들리겠지만, 윤활이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을 때와 마르고 난 후 크고 귀에 거슬리는 정도의 소음은 충분히 구분이 가능해서 자가정비 입문자라도 판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추운 겨울 날씨 탓으로 잠시 라이딩을 멈추었다가 날이 풀리면 라이딩을 재개하는 인구가 많다. 이때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에 정비를 해주는 것을 권한다. 춥고 건조한 날씨를 거치며 혹시 굳거나 문제가 생겼을 수 있는 오일이나 그리스를 깨끗이 걷어내고 재정비해주면 정비주기나 시기 문제로 크게 고민할 건덕지가 없을 것이다.

 

물론 우중 라이딩이 많았거나 해안 라이딩이 잦았다면 중간에 한번 정도 정비횟수가 추가될 수는 있다. 자기 자전거는 라이더 스스로가 제일 잘 아는 것이니 그정도 융통성은 다들 있으리라고 본다. 이건 여담인데… 다들 아다시피 디티의 스타라쳇 방식은 내구성, 정비용이성, 신뢰성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외의 어떤 양반은 근 이십년간 한번도 정비를 안했다가 최근에 라쳇이 망가졌다고 한다. 산악용 자전거였는데도 그정도 오래 버텼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비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비주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뜻에서 거론해 보았으니 웃고 넘어가자.

 

지금까지 두 회사 허브의 대체용 윤활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비단 두 회사뿐만이 아니라 전용윤활유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제품의 라쳇 정비에 적용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자전거 자가정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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