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로 살 뺄수 있는가?
건강상에 이런저런 문제도 있고 최근엔 손가락마저 부상을 입는 바람에 블로그 포스팅에 대한 열정이 이전만 못하게 되었다. 심심풀이 삼아 개인적인 경험위주로 자전거와 다이어트에 관해 가볍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에 제목과 같은 질문이 올라오면 답변이 크게 두가지로 갈리게 되는 것을 종종 보았다.
- 다이어트에 아주 좋습니다. 꾸준히 탔더니 기존의 바지가 헐렁해져서 못입게 되었네요.
- 자전거 타기는 살을 빼기에는 운동강도가 약한 것 같습니다. 몇년을 타도 그대로여서 결국 마라톤으로 뺐네요.
같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인데, 경험과 의견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하니 어느 말을 믿어야 할지 난감한 노릇이다. 먼저 누군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다이어트에 아주 좋다]고 답변할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부터 이야기하자면 다른 운동 없이 자전거 타기로 근 20kg을 뺀 적이 있고 그 후로도 비슷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그때 당시 녹슨 생활자전거로 평지인 공원을 평속 13km정도로 천천히 달렸다. 비교적 약한 운동 강도였는데도 몸의 변화는 놀라웠다. 살을 빼야겠다는 특별한 의지도 없었고 마냥 자전거 타기가 좋아서 달렸을 뿐인데 살도 빠지고 몸에 활력도 생겼다. 이 경험 때문에 자전거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중요한 것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라이딩을 빼먹지 않았다는 것과 20kg 감량이 되는 시간이 8개월 정도로 길게 걸렸다는 점이다. 부가설명이 있겠지만 이 두가지는 미리 염두하기 바란다. 꾸준히, 장기간에 걸쳐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점.
일단 다이어트, 살을 뺀다는 것은 우리 몸의 과도한 지방을 태워 없앤다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므로 지방을 태우기에 적합한 운동이다. 그런데 어째서 어떤 사람은 효과가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없다고 할까?
우리 몸의 체중이 줄어드는 메카니즘은 대단히 단순하다. 공급되는 칼로리보다 소비하는 칼로리가 많으면 살은 빠지게 되어 있다. 아무 활동을 하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초대사량과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통해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음식을 통해 공급되는 칼로리가 많으면 체중은 빠질 수가 없다. 만약 자전거 타기로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자전거 타기로 소모하는 칼로리에 비해 먹는양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자전거 타는 시간을 더 늘리거나 먹는양을 기존보다 줄이는 수밖에 없다.
최근 일년간 이런저런 건강상의 문제와 부상 때문에 제대로된 라이딩을 하지 못했다. 꾸준히 라이딩을 하던 사람이 운동을 못하니 당연히 뱃살이 나오기 시작했다. 의사의 권고도 있었고 일단 입에 달고 살던 믹스커피의 양을 오분의 일로 줄였다. 동시에 술도 많이 줄였다. 소주 한병의 칼로리를 생각하면 무시못할 부분이다. 궁여지책으로 삼십분 걷기와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를 십분정도 굴리는 것으로 자전거를 못타는 섭섭함을 대신했다.
필자는 뭐든 똑부러지게 잘하지는 못해도 하나를 잡으면 상당기간 꾸준히 하는 성격이다. 운동으로 소비하는 칼로리를 비교하자면 자전거 탈 때와는 비교도 안됐지만, 커피와 술을 줄이고 걷기를 한지 삼개월 지나자 뱃살이 홀쭉해지기 시작했다. 일상에서도 한참 열심히 자전거 탈 때처럼 허기가 지고 군것질이 땡기고… 한마디로 설탕이나 알콜만 적당히 조절하면서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다이어트는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걸어도 빠지는 살인데, 자전거 타기로 못뺄 이유가 없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넘어가자. 우리 현대인들이 설탕을 들이마시는 수준의 식생활을 이어가면서 과격한 운동으로 체중을 유지하는 생활이 과연 건강한 것일까. 쫄쫄 굶어가며 근육까지 줄어든 다이어트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삼시세끼 폭식은 지양해야 하겠다.
어떻게 탈것인가?
배는 남산만하고 운동이라고는 주말에 골프장 나들이가 전부인 지인을 꼬드겨 강변 자전거도로를 두세시간 라이딩 한 적이 있다. 맨날 차나 타던 사람이 정말 오래간만에 자전거로 강바람 맞으며 달리니 지인은 꽤 재미있어 했다. 자전거 기어변속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 가볍게 천천히 나들이 수준으로 타고 그날은 헤어졌다. 다음날 전화가 왔는데 웃음이 났다.
- 와따… 나는 사람들이 편하자고 자전거 타는 줄 알았더니 이기 운동이 꽤 되네요. 어제 그리 타고 오늘 온몸이 쑤셔서 일어나지를 못하겠습니다. 꼴프 때리치아고 자전거 타야겠는데… 쓸만한 거 얼마나 합니까?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겪었을 일이다. 자전거 타기는 특별한 학습이나 지도가 없더라도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대표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과체중의 이대호도 과거 롯데시절 전지훈련장에서 숙소까지 자전거를 타며 체중을 뺀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모든 운동엔 나름의 요령이 있다. 자전거로 살을 뺀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몇가지 중요한 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1.안전하게 한시간 반이나 두시간 정도 탈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라.
자전거 타기는 그 자체만으로 재미가 있으므로 다른 운동에 비해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된다. 자전거도로나 갓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자동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 중심으로 자신만의 라이딩 코스를 짜보자.
코스가 너무 짧아도 운동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너무 길어도 지루해지기 쉽다. 최근 들어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우려면 어느 정도 운동이 지속되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2.안장높이는 적당하게.
다이어트에는 비싼 자전거가 아니라도 된다. 이른바 21단 철티비라고 통상 부르는 생활자전거로도 충분하다. 다만 안장높이만큼은 신경써야 한다. 비교적 장시간 라이딩을 해야하므로 안장높이가 낮으면 무릎에 부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종류는 픽시를 제외한 어떤 자전거라도 괜찮다고 본다. 픽시로 다이어트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지형 특성상 오르막에 대응하다보면 입문자의 경우 꾸준히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기어는 7단 이상의 자전거라면 무리가 없다. 힘으로 타기보다는 페달링의 회전수(케이던스: Cadence)를 높이는 라이딩이 효과적이므로 기어가 있는 자전거가 적당하다.
3.일주일에 세 번 이상, 숨이 살짝 가쁜 정도의 강도로.
앞에서도 강조했다시피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에 꾸준히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매일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주말에 어쩌다 한번 하는 불규칙적인 라이딩은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체중을 눈에 띄게 줄일 수는 없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중에 비만인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자전거 타는 강도는 옆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숨이 살짝 가쁜 정도가 좋다. 이 이야기는 생로병사의 비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누차 강조했던 그대로다. 최대심박의 80퍼센트 정도 저강도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줄 때 지방을 더 태운다. 가끔 강변 자전거도로에 나가보면 무거운 기어비로 허벅지에 힘을 꽁꽁 넣으며 달리는 라이더들이 있다. 필자를 추월해 헉헉거리며 나가니 까마득히 안보이다가도 한 십분 뒤에 다시 만나게 된다. 빠르게 앞서간 사람들이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는 거다. 이런 스타일의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십여분 힘껏 달리다가 숨이 턱에 차오르고 근육이 아플 때면 자전거에서 내려 또 한 십분 쉬고 또 힘껏 달리기를 반복하는…
운동의 효과, 다이어트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운동법은 아니다. 강도가 낮더라도 쉬지말고 한번에 라이딩을 끝내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이 칼로리를 소비하다가 지방을 태우기 시작하는 시점을 넘긴 후 상당시간 운동을 해줘야 한다. 산악라이딩보다 장거리 로드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뱃살이 상대적으로 덜나와 있다는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4.더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인터발(Interval) 훈련과 플랭크(Plank) 운동을 겸하는 것도…
공급되는 칼로리에 비해 소비하는 칼로리가 많으면 당연히 체중은 준다고 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자전거를 타주면 충분히 체중조절의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마음이 급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 인터발 훈련이 효과적이다. 라이딩 말미에 전력을 다해 속도를 내는 라이딩을 2분 지속하고 30초간은 천천히 라이딩하고 다시 2분 속도를 내고 30초간 천천히 달리는 인터발 훈련을 여섯세트 해주면 좋다. 짧은 시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트의 횟수를 늘려주면 싸이클링 능력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 실내에서 플랭크 운동이나 기타 상체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주면 더 효과적이다.
경험에 비춰보면 뱃살은 하체근육이 생긴 뒤 다른 곳에 살이 빠진 다음 나중에 천천히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한두달 안에 몸에 변화가 없다고 라이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다이어트, 특히 뱃살을 빼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다. 나잇살이 복부에 들러붙게 되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젊었을 때에 비해 덜먹고 운동은 더해야 하니 그렇다. 그리고 장시간 복부비만을 방치한 경우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려고 해도 태울 수 없는 상태인 셀룰라이트가 생긴 상태라면 더더욱 어렵다.
필자도 처음 자전거 타기로 살이 빠졌을 때는 음식조절을 특별히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중장년의 나이가 되어서는 확실히 체중조절이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살아가다보니 운동량은 줄고 저녁은 안주거리와 술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였다. 그래도 운동과 음식조절 앞에서 불가능은 없다고 본다. 한두달 열심히 탔는데도 체중의 변화가 조금도 없다면 먼저 커피나 술 그리고 군것질 같은 칼로리는 높고 당장 줄이기에 용이한 음식부터 조절해보아야 한다. 완전히 끊지 못한다면 최대한 줄여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꾸준히 장기간에 걸쳐 자전거 타기를 강조하고 추천한다. 페달링의 매력에 빠지기만 하면 다이어트 성공은 시간 문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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