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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료실

여행용 자전거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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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자전거 선택요령.


기온이 점점 오르더니 곧 장마가 시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각급 학교의 방학이 시작되고 젊은 청춘들은 여행을 꿈꿀 것이다. 여러 형태의 여행이 있겠지만 특히 대학교에 갓 입학하여 처음 여름방학을 맞게 되는 학생들이 한번쯤 떠올려 보는 것이 자전거 여행이다.


필자는 자전거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자전거여행자들에게 유독 눈길이 가고 마음으로나마 여행자의 길이 안전과 평화의 여정이 될 것은 기원하는 습관이 있다. 특히 요즘은 십여년 전에 비해 자전거길이 많이 생겼고 자전거 여행자에 대한 시선도 우호적으로 변했음을 실감한다. 필자의 경우 오래전 자전거 여행을 다닐 때 국도변에서 대형트럭이나 버스 운전자들에게 갖가지 테러(?)를 많이 당했다. 운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쌍욕은 예사고 침을 뱉는 사람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커다란 경적을 울려 장난으로 자전거 여행자를 놀래키는 운전자도 있었다.


당시에는 참 섭섭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일들도 다 추억이 되었다. 이제는 자전거길만 찾아다녀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 운전자와 크게 마찰을 빚을 일이 없이 여행이 가능하니 아마도 시간이 갈수록 자전거 여행자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해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행용 자전거 선택요령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미리 염두해야 할 것은 여행용 자전거로는 반드시 이것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비교적 여행하기에 수월한 자전거는 있을 수 있다. 


공작소의 이전 포스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미 용도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의 자전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충 떠오르는대로 적어보아도 아래와 같다. 미니벨로,픽시,로드바이크,산악자전거,하이브리드... 등등. 한마디로 말하면 이 모든 자전거로 여행은 가능하다. 출퇴근이나 자전거 전용도로용으로 많이 추천하는 스트라이다로 제주도 일주를 하고 있는 여행자도 본 적이 있으니 더 말해봐야 뭐하겠는가.



그러나 가능하다는 것과 더 효율적인 것에는 차이가 있다. 자전거로 제주여행중 만났던 스트라이다 여행자와 이틀을 같이 라이딩한 경험이 있는데 역시 오르막에서는 많이 끌고 따라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물론 나는 오르막의 끝에서 그를 기다려주었다. 그는 결국 제주 일주를 해냈지만 몸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여행용 자전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역시 여행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이틀 정도라면 어떤 자전거라도 괜찮다. 브레이크가 정상으로 작동하고 타이어에 공기만 든든하다면 바로 길을 나서도 무리가 없다. 이 정도 기간의 여행이면 짐도 등에 매는 단촐한 가방 하나면 충분하니 특별히 자전거 선택을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래 방치되어 있던 21단 생활자전거도 좋고 늘 타던 미니벨로도 픽시도 로드바이크도 산악자전거라도 괜찮다.


만약 일주일에서 한달 사이의 기간으로 일정이 좀 길거나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장거리 자전거 여행이라면 문제는 약간 달라진다. 아마도 대부분의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이 경우엔 기어가 없거나 적은 21단 이하의 미니벨로나 픽시 등은 일단 선택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아무리 자전거길이 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다. 적지 않은 구간에 오르막이 나타나는데 기어가 적은 자전거의 경우 오르막 등판능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힘들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가형 미니벨로나 픽시의 경우 브레이크의 성능이 떨어지거나 아예 없는 자전거이므로 안전에도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최소한 기어가 21단 이상의 자전거나 로드바이크라면 16단 정도는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산악자전거야 더 말할 것 없이 좋은 선택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짐받이를 장착하기에 어렵지 않은 자전거가 좋다. 장거리이고 기간이 길기 때문에 등에 매는 백엔 무게가 가벼운 옷가지 위주가 좋고 나머지 무게가 나가는 짐은 짐받이를 이용하여야 하는데 자전거에 따라서 특히 산악자전거의 경우 프레임 소재의 특성이나 구조상 짐받이를 장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짐받이를 고정할 장치가 없더라도 시트포스트에 장착할 수 있는 짐받이가 여러가지 공급되고 있지만 무거운 짐에는 약간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프레임의 소재가 카본이나 티타늄의 경우 워낙 가볍게 가공되어 있는 탓에 짐받이를 강하게 물리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다. 고가의 자전거라면 특히 이 짐받이의 장착은 전문가나 다른 유저들의 경험을 참고로 하는 것이 좋다.



해서 여행용으로 많이 추천하는 자전거가 하이브리드 자전거이다. 하이브리드 중에서도 특히 24단 모델을 많이 추천한다. 물론 가격적인 부분에서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역시 투자한 만큼 성능은 만족스럽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미리 여행용을 염두한 상태에서 설계된 것인지는 몰라도 짐받이를 달 수 있는 장치가 잘되어 있고 핸들바도 허리를 펴고 경치를 볼 수 있도록 일자바가 많이 적용되어 있다. 타이어도 폭이 산악자전거에 비해 좁은 로드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평속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 


만약 자전거가 있다면 일부러 한번의 여행을 위해서 새 자전거를 살 필요는 없지만 만약 여행경비에 여유가 있고 자전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좋은 선택일 것이다. 어떤 브랜드라도 괜찮다. 국내브랜드(알톤,삼천리,코렉스)중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하이브리드는 품질의 차이가 미세하니 디자인이 끌리는 쪽으로 결정하면 된다. 


사진출처:구글이미지


이 이상 기간이 넘어가는 자전거 여행, 가령 몇개월에 걸쳐 중국여행을 한다거나 하는 목적이라면 랜도너라는 장르의 자전거도 고려해봄직하다. 랜도너(Randonneur)는 아직까지는 약간 국내 자전거 유저들에게 많이 알려진 자전거는 아니지만 역사는 꽤 오래 되었다. 세계일주를 실시하고 있는 자전거 여행가들 사이에서 많이 선택되는 자전거이다. 내구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자전거이다보니 소재가 크로몰리가 주종이다. 


각종 짐받이를 달기 위한 장치는 기본이고 부품구성에 있어서도 지구촌 어느 시골에서도 구하기 쉽고 정비가 어렵지 않은 부품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수요가 많지 않아 국내브랜드에서는 적당한 모델이 없고 미국 브랜드 한 두개 정도가 수입되고 있다. 가격은 입문용 산악자전거 정도여서 특별한 목적의 여행이 아니라면 선택이 쉽지 않다.


필자도 틈만 나면 랜도너를 타고 외국을 여행하는 꿈을 꾸곤 한다. 언젠간 꼭!


자전거 여행을 자주하지만 길을 나설 때마다 여행의 설렘보다는 약간의 주저함을 주는 것이 자전거 여행이다. 이유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고 고생스러운 것이 자전거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시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여행을 끝내고 났을 때의 설명하기 어려운 성취감 때문이다.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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