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빌딩1]림,스포크,크로스...
휠빌딩(Wheel building)이란 자전거 휠셋의 각부속을 라이딩이 가능하게끔 조립하는 전과정을 말한다.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휠셋은 림,스포크,허브 등등의 부속으로 이루어지고 호환성에 따라 조립휠셋과 완성휠셋으로 분류된다. 자전거 정비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휠빌딩이란 조립휠셋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완성휠셋도 휠빌딩이라는 작업이 당연히 이뤄진다. 그러나 완성휠셋은 거의 대부분 제조사 조립라인에 있는 미캐닉이나 수입사의 A/S를 담당하는 미캐닉에 의해 이뤄지는 비중이 높다. 이유는 부속자체가 호환성이 없으므로 부품 공급을 전적으로 제조사나 수입사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biketool링크 휠셋이란? 스포크에 대한 이해
이마저 수급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가끔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근래에는 완성휠셋의 공급이 늘었고 딱히 이거다, 싶은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도 완성휠셋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립휠셋의 휠빌딩이 조금 축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휠빌딩은 자전거 정비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크닉이고 완성휠셋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조립휠셋이 맡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 해서 공작소에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복잡한 이론을 다룬다기 보다는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하기 쉬운 휠빌딩의 여러가지 과정들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모든 휠은 빌더(Builder)의 의도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가령 아래의 로드바이크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많이 봐온 휠셋보다 스포크의 갯수도 적고 앞 스포크의 경우 서로 엮이는 부분 없이 일직선으로 림과 연결되어 있다. 뒷쪽의 경우는 앞과 또 다르다. 갯수는 앞보다는 살짝 많고 스포크가 서로 한번씩 엮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휠셋은 시마노의 듀라에이스 완성휠셋이다. 시마노 기술진이 연구개발한 부품들로 이뤄져 있어서 다른 회사의 부품과 일체 호환이 안되는 휠셋이다. 이 휠셋은 포장도로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는 용도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고 공기에 저항을 덜받게 하기 위해서 위와 같은 모양으로 설계가 된 것이다.
만약 이 휠셋으로 오프로드를 달리거나 대륙횡단 같은 초장거리를 뛴다고 가정한다면 적절치 못한 장비선택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고가의 휠셋이라도 특정 용도에서 가장 훌륭한 성능이 나오게끔 설계되었으므로 무게는 가벼울지 모르나 내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많은 스포크, 더 여러번 엮인 상태의 조립휠셋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산악자전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래 사진을 보면.
시마노의 XTR완성휠셋이다. 역시 많이 봐오던 휠셋보다 스포크의 갯수가 적고 사진상으로는 잘 확인이 안되지만 대단히 스포크의 두께가 얇음과 동시에 허브와 만나는 지점에서 연결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경량이고 이 휠셋은 XC용도로 나온 휠셋이다. 이 휠셋으로 올마운틴 이상의 험한 지형에서 탄다면 역시 림의 변형은 물론 휠셋의 부품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가 된다.
자전거가 각각의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공급되듯이 휠셋 또한 용도에 맞는 부품선택, 그리고 적절한 휠빌딩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완성휠셋이 득세하는 상황속에서도 휠빌딩이 유효한 이유는 이 용도에 따른 휠빌딩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이다. 미니벨로의 작은 사이즈 휠셋이 필요할 때, 대륙을 횡단할 목적의 튼튼한 휠셋이 필요할 때,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의 허브를 사용하고 싶을 때 등등.
해서 휠빌딩의 시작은 용도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부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허브의 선택이 먼저이다. 산악자전거용으로 할 것인지 로드바이크용인지부터, 산악자전거용이라면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가능하게 할 것인지 림브레이크 전용으로 할 것인지, 모든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다. 허브도 역시 여러 용도로 공급되고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허브와 스포크가 만나는 스포크 홀을 확인할 수 있다. 좌우의 모델마다 홀의 갯수가 다르다. 좌는 일반적인 산악자전거와 로드바이크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32홀이다. 우는 이른바 생활자전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36홀이다. 36홀의 경우 점점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홀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튼튼한 휠셋을 빌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세계일주용 자전거에는 빌더가 의도를 가지고 36홀 허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국내는 그 수요가 많지 않아 허브는 물론이고 36홀 이중림이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힘들다. 32홀과 36홀은 조립휠셋의 빌딩에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수치이다.
다음은 림의 선택이다. 당연히 허브의 홀수와 림의 홀수는 일치시켜주어야 한다. 아래 사진의 윗쪽은 생활자전거에 많이 사용되는 단일림이다. 아래는 이중림이어서 스포크가 외부로 돌출되지 않는 구조이다. 당연히 이중림이 내구성이 좋다. 마찬가지로 림 또한 산악자전거의 경우 다양한 용도로 공급되고 있다. 먼저 디스크브레이크 전용림의 경우 림브레이크가 접촉하는 부분의 가공이 없다. 브레이크의 종류에 따라 림도 선택하여야 한다. 산악자전거의 경우 요즘은 거의 대부분 디스크브레이크 전용이 많으므로 림브레이크의 경우 선택의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림은 험한 지형을 달리는 용도일수록 그 폭이 커진다. 더 강한 충격에 버티기 위해서이다. 림홀은 아래 사진과 같이 아이렛(eyelet)가공이 되어 있는 것이 좋다. 스포크와 림에 무리하게 가해지는 힘을 어느정도 분산해주는 역할을 한다.
림의 스티커에는 타이어 사이즈와 관련한 정보들이 표기되어 있다. 6061은 알루미늄 합금의 성분에 따른 분류이고 그 아래 숫자는 타이어의 비드와 림이 만나는 지점의 지름과 림의 내측 길이를 뜻한다.
허브와 림의 선택이 끝났다면 다음은 스포크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다시피 스포크는 다양한 길이, 다양한 소재, 다양한 굵기로 공급되고 있다. 길이가 다양하게 공급되는 이유는 각 부속의 사이즈가 다양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음에 다룰 스포크끼리 엮이는 횟수에 따라 그 길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령 아래 사진과 같이 허브플랜지가 큰 경우 허브 플랜지홀과 림홀 사이의 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그 상황에 맞는 길이의 스포크가 선택되어야 한다.
스포크는 길이뿐만이 아니라 그 굵기에 있어서도 몇가지로 분류된다. 싱글 버티드(Single butted)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굵기가 일정한 경우를 말한다. 더블 버티드(Double)는 스포크의 굵기가 예를 들어 2.0-1.8-2.0 처럼 가운데가 처음과 끝과는 다르게 중간이 살짝 얇게 가공된 형태를 말한다. 트리플(Triple)버티드는 스포크의 니플이 만나는 지점, 중간, 허브와 만나는 지점의 굵기가 모두 다르게 가공된 형태를 말한다.
아래 사진에서 스포크의 사이즈와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2.0/1.5 × 262 ]는 더블버티드, 좌우가 2.0미리이고 가운데가 1.5미리인 길이 262미리 스포크라는 의미이다.
아래 두 스포크를 유심히 살펴보자. 상단은 싱글 버티드 스포크이고 하단은 더블 버티드 스포크이다. 하단의 경우 가운데가 살짝 깎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가공된 스포크가 공급되는 이유는 휠셋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그런 것이다. 싱글이냐 더블버티드냐를 선택하는 것은 휠빌더(Wheel builder)의 몫이다. 무게를 고려하지 않고 내구성 위주로 휠빌딩을 하려고 한다면 싱글을, 내구성은 조금 양보하더라도 무게를 줄이고자 한다면 더블 버티드 스포크를 선택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올마운틴이나 장거리 여행용 자전거에는 주로 2.0미리 싱글 버티드 스포크를 많이 사용한다.
이 이외에도 이른바 납작살이라고 하는 형태도 있으나 부품의 공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논외로 하겠다.
마지막으로 휠빌더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크로스(Cross)이다. 크로스는 스포크가 다른 스포크와 몇번 엮이느냐의 횟수에 따라 래디얼(Radial), 2 크로스, 3 크로스 등으로 나뉜다.
아래 자전거의 앞휠셋을 보면 허브에서 림으로 다른 스포크와 엮임이 없이 직선으로 림과 결합되어 있다. 이를 0 크로스 혹은 래디얼 방식이라고 한다. 아래의 경우는 디티의 완성휠셋인 경우이지만 조립의 경우에도 이런 패턴으로 휠빌딩이 가능하다. 장점은 가장 짧은 길이의 스포크를 사용하게 되므로 무게를 줄일 수 있지만 단점으로는 크로스가 된 상태보다 상대적으로 내구성은 떨어질 수 있다.
노면의 충격이 타이어를 거쳐 림을 따라 니플, 스포크, 허브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조금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같은 제품이라도 뒷쪽은 2 크로스로 되어 있다. 이유는 체중이 뒷바퀴에 많이 실리기 때문에 앞과 달리 뒤는 크로스를 주어 빌딩이 이뤄진 상태다. 이와 같이 로드바이크용 완성휠셋의 경우 래디얼 혹은 크로스의 숫자가 적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유는? 로드 위주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프로드를 달리는 싸이클로크로스 자전거용이었다면 빌딩을 달리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3 크로스를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 사진을 보면 스포크 하나가 세군데 크로스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론상 4 크로스일 때 충격에 가장 강한 내구성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빌딩을 해보면 4 크로스는 허브 플렌지 홀을 스포크가 간섭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므로 적용하기 어렵다. 산악자전거의 경우 큰 충격에도 휠셋이 버텨줘야 하는 상황이 로드바이크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앞뒤 좌우 3 크로스로 휠빌딩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로스의 숫자가 높을수록 큰 충격에 강하게 버틸 수 있지만 엮이는 각도에 비례해 더 긴 스포크를 사용해야 하므로 무게는 증가하게 된다.
우리가 많이 접하는 생활자전거의 경우 단일림이 많다. 이중림보다 림의 변형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이다. 해서 36홀에 3 크로스 방식으로 천편일률적인 휠빌딩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림의 부족함을 스포크의 숫자와 크로스로 상쇄하는 것이다.
좌우 패턴을 달리하는 빌딩도 가능하다. 사진은 완성휠셋의 경우이지만 조립휠셋도 좌우 다른 크로스로의 빌딩도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여행이나 장보러 갈 때 사용하는 미니스프린터 휠셋에 적용해본 적이 있다.
마빅의 완성휠셋인데 좌우가 각기 다른 패턴으로 되어 있다. 드라이브사이드는 래디얼 방식, 논드라이브사이드는 3 크로스로 되어 있다. 논드라이브사이드의 경우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되는 곳이다. 디스크 브레이크에 강한 제동력이 가해질 때 스포크에도 힘이 전달된다. 해서 시마노에서는 논드라이브사이드는 크로스의 패턴으로 빌딩된 휠셋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 휠셋은 드라이브사이드의 경우 일반적인 이론과는 다르게 패턴이 정해져 있다. 산악지형을 타는 휠셋인데도 래디얼 방식으로 휠빌딩이 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는 제조사에서 XC용도로는 여러 실험을 거쳐 괜찮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크 숫자도 적고 크로스 숫자도 적은 대신 스포크의 굵기와 림과 스포크가 만나는 지점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게 굵고 두껍게 설계되어 있다. 일반적인 산악자전거의 경우 조립휠셋일 때는 적용하기 어려운 패턴이다.
지금까지 힐빌딩에 앞서 사전에 고려되어야 하는 여러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무엇보다도 이런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정교하고 세밀한 빌딩을 하는 테크닉이 있다고 하더라도 용도에 맞지 않은 빌딩은 휠빌딩을 위한 휠빌딩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휠빌딩의 실제에 대해 접근해보도록 하겠다. 마음 바뀌면 안할지도 모르고...
이른바 뽀대는 없어도 조립휠셋의 휠빌딩에 관심이 있는 유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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