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체인길이가 적정한지 확인하는 방법.
확인시기.
자주 들르는 자전거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런 질문들이 계속 올라온다.
–스프라켓 (11—28T)를 쓰다가 (11—30T)로 교체를 한다. 기존 체인의 길이를 늘려야 하는가? 아니면 그대로 써도 되는가?
–스탠다드 크랭크(53—39T)를 쓰다가 컴팩트(50—34T)로 교체한다. 기존 체인의 길이를 늘여야 하나 줄여야 하나? 아니면 그대로 써도 되는가?
–뒷변속기를 교체했다. 변속기 용량이 이전에 쓰던 것과 다른데 기존 체인길이는 어떻게 해줘야 하나?
–자가정비로 체인을 교체했다. 괜히 혼자 생각에 체인이 좀 짧은 거 같은데… 길이가 적당한지 좀 봐달라.
위에서 언급한대로 구동계열의 규격변화가 있으면 수명이 남은 체인을 그대로 써도 될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도 가지가지다. 그 정도는 괜찮으니 써도 된다는 사람, 한두마디 추가하라는 사람, 줄이라는 사람, 변속기 케이지 길이는 관계없다는 사람…
해서 이번 글에서는 구동계열에 장착된 체인의 길이가 사용하는데 적정한지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요즘은 대부분 체인링크(Chain link)를 사용하므로 새 구동계열에 기존 체인을 연결한 후 확인을 거친 다음 추가나 제거를 결정하면 된다.
확인방법.
1.먼저, 변속을 해서 체인을 앞은 가장 큰 체인링(Chainring)에 뒤는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Sprocket cog)로 이동시킨다.
2.자전거를 평평한 바닥에 내려놓는다. 지면에 경사가 있으면 제대로 측정이 안된다.
3.이 상태에서 뒷변속기 상단 풀리(Pulley)의 중심과 하단 풀리의 중심이 수직으로 나란한지 검사한다. 줄에 무거운 걸 매달아 추를 만들어서 확인하면 쉽다.
바넷 매뉴얼(Barnet manual)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26–Chains Length inspection)
With the bike in the "on-ground" position, and with the chain in the outermost position front and rear, this is the alignment of the two rear derailleur pulley wheels when the chain length is perfect.(자전거가 바닥에 있고 체인이 앞뒤 가장 바깥 위치에 있는 상태에서 , 체인길이가 완벽할 때 뒷변속기 풀리의 정렬상태는 이와 같다.)
즉 상하단 풀리의 중심이 수직으로 나란하면 체인길이가 적정한 것으로 보면 되고, 하단풀리의 중심이 앞으로 나가 있으면 기준보다는 짧은 것으로, 뒤로 후퇴해 있으면 기준보다 긴 것으로 일단 판단하면 된다.
앞 사진상의 자전거는 약간 짧은 상태이다. 그러나 바넷 매뉴얼에는 풀리의 정렬이 수직에서 앞뒤로 일인치 정도 벗어난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된다고 기술되어 있다. 따라서 이 자전거의 경우 다음 검사단계로 넘어가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오차지만 그래도 전체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과정을 이어가보면.
4.문제가 될 정도로 짧은지 확인하기 위해 앞은 그대로 두고 뒷변속만 해서 체인을 가장 큰 스프라켓 코그로 이동시킨다.(순서는 3번 검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약간 길다고 판정이 나왔다면 이 과정은 건너뛰고 6번 과정으로 가면 된다.)
5.그 변속상태에서 두 풀리를 중심으로 굴곡이 있는지 검사한다.
체인이 문제가 될 정도로 지나치게 짧으면 일단 이렇게 변속을 실시할 때 부드럽게 변속이 안되기도 하고, 풀리 주변의 굴곡이 완만하며 변속기 케이지(Cage)가 프레임의 체인스테이(Chain stay)와 평행에 가깝게 된다. 이런 상태가 확인되면 체인의 추가나 더 긴 새 체인으로 교체가 불가피하다.
물론 이런 기어비는 안쓰는 기어비이지만, 라이딩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실수로 변속할 수 있다. 그러면 체인이 변속기와 변속기 행어(Hanger)쪽에 무리한 힘을 가할 수 있다. 또 지나치게 짧은 체인은 다른 부속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산악자전거, 특히 체인링을 한장 쓰는 싱글체인링에 앞뒤로 서스펜션(Suspension)이 있는 경우는 이 테스트가 더 중요하다. 사진 한장을 보자. 싱글체인링이므로 뒷변속만 제일 큰 스프라켓 코그로 실시하면 체인길이가 문제가 될 정도로 짧은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의 뒷변속기 풀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기 바란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 정도 수준이면 체인의 길이가 문제가 될 정도로 짧다고 본다. 뒷샥이 작동을 안한 상태에서 저 정도이면 라이딩 도중 큰 장애물을 만나 깊게 샥이 수축하게 되면 체인이 변속기에 무리한 힘을 가할 수 있다.
다음은 체인의 길이가 문제가 될 정도로 긴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6.앞뒤 변속을 실시해 가장 작은 체인링과 스프라켓 코그로 체인을 이동시킨다.
7.혹시 체인 처져있는지 확인한다. 체인이 느슨할 정도로 처져있으면 확인해볼 것도 없이 문제가 있는 상태다.
8.쳐진 부분이 없으면 변속상태를 유지한 상태에서 하단 체인과 상단 풀리 사이 공간을 확인한다.
둘 사이의 공간이 너무 없어 부품간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면 체인길이가 너무 긴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럴 땐 절단작업이 필요하다.
가끔 부품을 하나씩 중고로 구매해 조립하는 경우, 변속기의 용량이 적절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체인길이가 너무 길어 문제가 될 정도인 경우는 드물다.
요약.
구동계열에 변화를 주고 나서 기존 체인의 길이가 적정한지 판단할 때는.
–앞은 가장 큰 체인링 뒤는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로 변속하여 위아래 변속기 풀리의 중심이 수직으로 나란한지 확인한다. 앞뒤로 일인치 벗어난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된다.
–앞은 그대로 뒤는 가장 큰 스프라켓 코그로 변속해서 두 풀리쪽에 굴곡이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앞뒤 가장 작은 체인링, 가장 작은 스프라켓 코그로 변속하여 하단체인과 풀리와 마찰이 있는지 확인한다.
세가지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으면 기존 체인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겠다.
약간의 팁.
자주 하는 말이지만… 자전거는 아날로그 기계이다보니 매뉴얼의 적용에 융통성이 필요하다. 체인길이의 적정성 판단에도 마찬가지다. 자전거 자가정비를 이십년 정도 해오면서 테스트 삼아 체인길이를 기준보다 약간 길게도 해보고 짧게도 해보았다. 물론 허용하는 범위내에서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체인의 길이가 기준에서 약간 짧을 때보다는 일인치 정도 여유가 있을 때 오작동의 발생이 적었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견이므로 참고만 하기 바란다. 위에서 설명한 테스트에서 크게 문제가 없는 체인길이로 확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막상 라이딩을 실시했을 때 기존에 없던 문제가 일어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령, 그 전에는 안그렇다가 구동계열의 변화를 주고 나서 기존 체인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앞변속을 했을 때 비비(Bottom bracket)쪽으로 체인이 잘 이탈한다던가, 큰 스프라켓쪽으로 변속이 원활하지 않다던가, 체인이 풀리에서 이탈한다던가, 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3번 테스트를 해봐서 하단 풀리가 범위를 벗어나 앞으로 나가 있다면 체인을 추가해 기준에서 뒤로 약 일인치 정도 여유를 줘 보는 것도 시도할 수 있다.
자전거 자가정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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