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바이크 입문자에게 필요한 준비물.

로드바이크 입문자에게 필요한 준비물.

자전거에도 유행이라는 것이 있어서 요즘은 확실히 로드바이크 라이더의 비중이 늘어났음을 실감한다. 자전거를 운동이나 레저의 일환으로 처음 시작하려는 입문자들 사이에서 특히 더 그렇다고 한다. 복잡한 것을 꺼려하는 사회분위기에다가 뭔가 깔끔하고 세련돼 보이는 외양에 특별한 장소를 찾지 않아도 되는 용이한 접근성 등의 장점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로드바이크에 입문하려고 생각중인 사람이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준비물 몇가지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1.자전거.

당연히 자전거가 있어야 한다. 자전거의 역사가 오래 이어지면서 로드바이크에서도 사용자의 요구나 라이딩 스타일, 용도에 따라 장르가 더 세분화되기에 이르렀다. 로드바이크는 통상 크게 두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레이스(Race)와 엔듀런스(Endurance)이다. 레이스는 다시 올라운드(Allround)와 에어로(Aero)로 분류된다. 입문자들이 가장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자전거는 올라운드형 로드바이크이다.

올라운드 로드바이크

선호하는 라이딩 스타일과 라이딩 환경에 따라 자전거의 구조에 조금씩 차이를 둔 것인데, 올라운드가 일반적으로 로드바이크 하면 떠오르는 외양을 가지고 있는 자전거이다. 등판,가속,장거리,단거리 두루두루 평균적인 성능을 보인다.

에어로 로드바이크

여기서 차이는 작지만 조금이라도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의도가 자전거구조에 반영되면 에어로로 분류되고, 울퉁불퉁한 노면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한 의도가 자전거 설계에 반영되면 엔듀런스로 분류된다. 브랜드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근래 들어서는 에어로와 올라운드의 차이는 희미해지고 있다. 반면 거친 지형에 대응하기 위한 엔듀런스의 경우 디스크 브레이크 적용의 비중이 높아지고 더 굵은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도록 포크와 시트스테이의 폭(Clearance)이 넓어지는 추세다.

엔듀런스 로드바이크: 프레임을 자세히 보면 충격에 대비한 완충장치가 적용되어 있다.

사진으로 봐서 알겠지만, 에어로와 엔듀런스가 외양이 독특한 맛이 있어서 입문자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허나 시작은 아무래도 여러모로 무난한 올라운드형 로드바이크가 입문자에게는 적당하다.

로드바이크는 다른 장르의 자전거보다 안장에 엉덩이를 붙이고 장시간 페달링을 해야하므로 사이즈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다. 로드바이크 전문점에는 사이즈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니 충분한 상담을 거친 다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전문점이 없는 상황이라면 제조사나 수입사 홈페이지에 들러 사이즈와 권장 신체 치수를 확인한 다음 선택하거나 로드바이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다른 사람의 경험을 참고해야 한다. 구매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특정 모델을 나와 비슷한 신장이나 인심(Inseam)길이의 사람은 어떤 사이즈를 불편없이 타는지 정보를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시에 중요한 것은 피팅(Fitting)이다. 부상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편하고 효율적인 자전거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자전거와 신체가 만나는 지점의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피팅이다. 안장높이와 안장 앞뒤 위치조정 정도의 피팅은 필수적이다. 입문단계에서 바로 클릿페달장착을 전제로한 고가의 전문적인 피팅을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은 조금 과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낭비이기도 하다. 당분간은 기본적인 피팅으로 구매한 자전거에 몸이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2.헬멧과 장갑.

자전거 다음으로는 역시 안전과 관련한 용품이 중요하다. 자전거, 특히 로드바이크는 사람의 힘으로 달리는 것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낸다. 따라서 사고의 발생가능성은 상존한다. 헬멧과 장갑은 사고로 인한 낙차가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부상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이다.

가격에 상관없이 자전거용으로 나온 헬멧은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므로 가격이 부담인 사람은 저렴한 것이라도 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장갑은 손바닥 저림을 막아주는 기능도 있고 자전거가 균형을 잃으면 라이더는 반사적으로 손바닥부터 지면을 향하게 되므로 보호가 필요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반장갑보다는 손가락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것이 좋다.

3.패드바지와 져지(Jersey) 쪽모자(Cycling cap).

본격 로드바이크의 경우 안장이 딱딱하고 날렵하며 크랭크 톱니바퀴로부터 펄럭이는 바지를 보호해 줄 수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엉덩이통증을 줄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바지 밑단이 크랭크에 걸려 찢어지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 자전거용 패드바지가 필요하다. 상당히 밀착되기 때문에 패드 부분을 민망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처음부터 입기가 꺼려진다면 속옷형태의 패드바지를 입고 발목부위가 좁은 다른 운동복으로 대체해도 된다.

자전거용 상의를 져지라고 하는데 다른 운동복과 차이라면 이 역시 몸에 밀착되게 디자인 된다는 점이다. 자전거용 져지는 특히 허리가 들어가고 팔과 뒷허리 부분의 여유가 넉넉하다. 다른 장르의 자전거보다 로드바이크의 경우 전용저지를 처음부터 구매하게 되는 이유는 모양도 모양이지만 더 큰 이유는 뒷포켓의 기능에 있다.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로드바이크 라이더들은 등가방을 매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저지의 뒷포켓은 지갑이나 핸드폰 등의 간단한 소지품을 넣어 다니기에 적당하다.

쪽모자는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리거나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두건으로 대체하는 사람도 있다.

4.펑크대책과 간단한 자전거 관리공구와 용품.

기분 좋게 입문하여 어렵사리 멀리 라이딩 나왔는데 펑크가 나면 그것만큼 난감한 일도 없다.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휴대용 펌프나 CO2 주입기, 타이어 레버, 펑크패치 세트, 예비튜브 등은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동시에 사용법을 철저히 익혀두어야 한다. 펑크 수리와 관련한 동영상은 워낙 많으므로 여러번 보면서 완벽하게 이해를 하고 있어야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다.

처음부터 자전거 관련 공구를 모두 구비할 필요는 없다. 비상시를 대비해서 멀티툴 하나쯤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체인오일은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오일이므로 자전거 구매와 동시에 구비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건식오일 하나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새 자전거의 경우 보름이나 이십일 정도 타다가 새 체인 외부에 도포되어 있던 오일의 기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체인오일을 도포해가며 관리해 주어야 한다.

5.물병과 물병케이지(Cage).

워낙 편의점이 많아서 물보급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할 필요는 없지만 라이딩에 집중하려면 흐름이 끊겨서는 곤란하다. 자전거로 운동을 할 때는 몸이 물을 요구하기 전에 미리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어야 한다.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은 산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 받기 어려워 백 안에 대용량의 물백을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로드바이크 라이더들은 가방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므로 물병과 프레임에 물병을 거치할 수 있는 보조장치 물병케이지가 필요하다.

해서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물공급을 위해 로드바이크의 경우 케이지를 두군데 달 수 있도록 프레임에 구멍이 가공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케이지 고정볼트를 잠궈줄 때 너무 큰 힘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너트 부분이 리벳 형태로 프레임에 고정되어 있는 경우 큰 힘을 가하면 망가질 수가 있다. 카본소재 프레임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6.안장가방 이나 공구통 그리고 자물쇠

로드라이딩의 비중이 높을수록 공구나 기타 휴대품들을 넣어 다닐 수 있는 안장가방이 필요하다. 가방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공구통인데 물병케이지에 꽂아서 사용한다. 자전거의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자전거관련 커뮤니티엔 이런 말이 오래전부터 구전되고 있다.

- 시야에서 오분 동안 떨어진 자전거는 내 자전거가 아니라고 봐야한다.

그 만큼 도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로드바이크다. 규칙적으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오래 주차해 둘 경우의 안전장치는 별도로 강구해야겠지만 라이딩 나와서 잠시 화장실에 가거나 편의점 들렀다가 나왔는데 자전거가 사라지면 그보다 막막하고 허탈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류의 도난사례는 흔하다.

이렇게 잠시잠깐 자전거에서 떨어져 있어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자물쇠가 반드시 필요하다. 번호방식에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이 좋다.

야간 라이딩 비중이 높다면 라이트와 깜빡이는 안전등도 필요하다. 요즘은 탈착이 쉽고 부피가 작으면서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많으므로 하나쯤 유사시를 대비해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이 이외에도 자전거관련 악세사리는 많지만 시작하면서부터 전부 구비하기보다는 타면서 꼭 필요한 것만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 지나가다가 보면 자전거보다 화려한 악세사리들로 주렁주렁 치장된 자전거들이 있는데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적잖다. 로드바이크 라이딩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속도계, 스마트폰 거치대, 스피커 등은 자전거에 익숙하게 될 때까지 장착을 미루는 것을 추천한다. 나중에라도 안다는 것이 더 좋겠지만……

7.가장 중요한 것!! 안전의식과 배려.

이쯤이면 됐겠지, 하고 저장을 누르려다가 퍼뜩 생각난 것이 안전의식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경험이 많은 라이더들은 잘 알겠지만 심각한 사고의 상당수는 도로 라이딩에서 벌어진다. 주변의 지인들도 큰 부상은 도로에서 입은 경우가 많았다. 한적한 곳으로 원정라이딩을 가지 않는한 도심의 도로는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늘 조심하고 방어적으로 라이딩에 임해야 좋아하는 자전거를 오래 탈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기 바란다.

그리고 동료 라이더에게 방해되는 행동은 물론이고 길 위의 자동차 운전자와도 되도록 마음 상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배려하는 마음도 가졌으면 한다. 어차피 자전거 안탈 땐 운전자의 입장이 되는 것이 일상이지 않겠는가. 서로서로 사이좋게 배려하다보면 자전거 타는 환경도 더 좋아질 날이 올거라 생각한다.

로드바이크 입문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