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정비 입문시기에 자주 하는 실수.
이런저런 이유로 자가정비를 시작한 정비 입문자가 경험이 쌓이기 전에 범하기 쉬운 실수를 정리해보았다. 많은 입문자들이 겪게되는 실수이므로 사전에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1.변속기의 한계조절나사부터 건드리기.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질문이 변속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정비하면 되냐는 것이다. 선의의 답변자들이 성의를 가지고 좋은 댓글을 달고 있는데 가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답변이 덮어놓고 한계조절나사를 조절하라는 것이다. 이 답변은 물론 때에 따라서 아주 틀린 답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적절치 않고 신중하지 못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변속기 이상의 상당부분은 속선의 장력을 높여 주는 정비로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으로는 변속기를 잡아주는 행어(Hanger)의 변형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 때엔 변속기의 한계조절나사 세팅을 다시 하기에 앞서 휘어진 행어를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그 다음 원인은 변속기의 겉선과 속선의 변형이나 오염이다. 이 역시 케이블 교체나 관련한 정비가 먼저다. 정작 한계조절나사를 최우선으로 조절해야 할 때는 체인이 스프라켓 코그(Sprocket cog)나 체인링(Chainring)을 이탈해 프레임에 박히거나 하는 이상이 발생한 경우나 새 변속기로 교체를 할 때 정도로 한정적이다.
당연히 정비 입문 시기라면 새자전거이거나 사용하던 자전거일 것이므로 한계조절나사를 다시 조정해야 할 상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나사를 건드리기 전에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닌지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 하고 변속기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되었을 때 드라이버를 손에 잡아야 한다. 그리고 가끔이지만 변속에 문제가 있으면 변속기 레버의 나사를 돌려 분해를 시도하는 입문자도 있다. 레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더 낮으므로 제일 나중에 점검해야 하고 문제가 있더라도 이 부분은 구입처나 수입사를 통해 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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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숙련자도 방심하면 실수하는 공기주입과 펑크대처.
자전거 정비와 관련해서 입문자가 가장 처음 하는 정비는 아마도 공기주입일 것이다. 별 내용 없는 것도 처음이면 매사가 어려운 법이다. 특히 공기주입구 밸브에 펌프를 연결한 뒤 주입을 끝낸 다음 펌프를 분리할 때 주의해야 한다. 수직으로 뽑아내지 않고 비틀어서 뽑으면 밸브 꼭지(Valve core)가 부러지거나 심하면 밸브 하단, 튜브와 만나는 지점이 손상될 수 있다. 저렴한 튜브라면 부담이 덜한데 튜브리스(Tubeless)나 튜블러(Tubular)타이어의 경우 비용은 물론이고 교체하느라 성가신 일이 발생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그 다음은 펑크 수리시 타이어를 분리하거나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타이어 레버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다. 레버를 타이어 내부로 깊게 찔러 넣거나 튜브가 충분히 자리잡았는지 확인하지 않고 레버를 제끼면 오히려 튜브를 다시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새 타이어거나 로드바이크처럼 타이어의 굵기가 얇은 경우 실수가 잦다. 타이어의 맨마지막 한부분을 마무리할 때 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지기 쉬운데, 타이어 레버의 끄트머리에서 살짝 꺽이는 지점 그 이상은 밀어넣지 말고 힘을 줘야 한다.
튜브에 공기를 조금 집어넣어 튜브의 형태를 어느 정도 잡아준 다음 작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용한지 오래된 타이어나 새 타이어라도 상황에 따라 레버 없이 작업을 하면 이런 실수를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공구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공구로 여러번 작업하여 익숙해지다보면 맨손으로 하는 법은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튜브의 일부분이 타이어와 레버에 찝힌 상황에서 레버를 젖히면 펑크가 다시 난다. 주의!! 타이어 내외부의 이물질도 제거해주어야 한다.
배운대로 펑크를 잘 떼우고 힘들여 휴대용 펌프로 공기까지 주입한 후 얼마 가지 않아 다시 타이어가 주저앉으면 그것만큼 맥빠지는 일도 없다. 자전거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펑크의 원인을 제공한 물질이 타이어 표면이나 내부에 남아있는 것을 제거하지 않았거나, 여러군데 펑크가 난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그렇다. 처음엔 뭐든지 천천히!!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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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바람직하지 않은 기름칠.
너무 무관심한 것도 문제지만 의미없고 과도한 기름칠(Oiling)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적인 의미의 본격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는 체인을 제외하고는 외부의 이물질이 부품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실링(Sealing) 처리가 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에 오일을 뿌려도 흙먼지만 달라붙게 될 뿐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 부위는 체인인데 체인마저도 오일이 작용하는 부위는 마디와 마디 사이 롤러(Roller) 부분이다. 이 부분에 체인오일을 소량 떨궈주면 된다. 체인 옆면 플레이트(Plate)에 뭍은 과도한 오일은 닦아낼 것을 여러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권하고 있다.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에 오일을 떨궈주어야 한다.
근래에는 많이 준 것 같은데 그래도 가끔 보이는 실수는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기름칠로 잡으려다가 더 큰 곤란을 겪는 일이다. 림(Rim)이든 디스크 브레이크(Disc brake)든 브레이크에서 나는 소리는 기름칠로 없앨 수 없다. 림의 경우 일시적으로 없앨 수 있을지 몰라도 브레이크 성능이 무용지물이 되고 디스크 브레이크라면 성능저하는 물론이고 더 큰 굉음을 낳게된다. 브레이크 근처엔 되도록 기름을 멀리할 일이다.
4.오버토크(Over torque).
주변 지인들을 관찰해보면 부품을 느슨하게 조여서 문제가 발생한 것보다는 과도하게 조여서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비율은 대략 칠대 삼 정도다. 특히 장년층이거나 군대시절 좀 하드한 장비를 다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오버토크로 부품을 결합하다가 볼트나 나사산을 망가뜨리는 일이 많았다.
여러번 이야기했다시피 자전거에는 성인남자가 체중을 싣거나 발로 공구에 힘을 가할 정도의 큰힘으로 잠궈줘야할 볼트나 부품은 없다. 경량화가 많이 이뤄진 고가의 산악자전거나 로드바이크라면 더 그렇다. 작은 볼트나 사이즈가 작은 공구를 사용해야 할 경우엔 더 적은 힘으로 삼초 이상 힘을 가하지 말고 체결해야 한다. 그리고 볼트가 두개 이상이면 한 번에 조이지 말고 번갈아서 조여주어야 한다. 이 두 원칙만 지키면 큰 낭패는 피할 수 있다. 요즘은 저렴한 토크렌치가 보급되고 있어서 구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늘었다.
카본(Carbon)소재 부품일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로드바이크 유저들 중에서는 시트포스트(Seat post)를 고정하는 과정과 물통 케이지(Cage)를 고정하는 과정 그리고 밴드 고정방식의 앞변속기를 카본 프레임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버토크로 인한 낭패 겪는 사례가 있다. 물론 오버토크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거까지야 없다. 조금 조여보고 부품을 움직여본 뒤 부족하다 싶으면 더 힘을 가하면 된다.
각종 렌치나 전용공구를 사용할 때는 공구가 부품으로부터 이탈하지 않도록 단단히 밀착시킨 다음에 힘을 가해야 한다. 반복해서 공구가 부품이나 볼트로부터 미끌어지다보면 볼트 머리나 나사산이 뭉개져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5.반대인 나사산.
자전거에는 몇몇 부품의 나사산 방향이 반대인 것이 있다. 일반적인 나사산 방향은 오른쪽으로 돌려주면 잠긴다. 그러나 자전거의 왼쪽 페달은 왼쪽으로 돌려줘야 잠긴다. 어떤 경우 이 왼쪽 페달을 조립하다가 방향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반대로 오른쪽으로 돌리다가 조립이 안되니 비스듬하게 페달축을 끼우고 억지로 오른쪽으로 돌려 크랭크의 나사산을 다 뭉개버린 사람도 보았다. 요즘은 워낙 이 부분이 많이 알려져서인지 실수의 빈도는 낮아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비비(Bottom bracket)의 경우 페달과는 다르게 오른쪽 비비쉘(BB shell)의 나사산이 반대방향이다. 왼쪽으로 돌려야 잠긴다. 산악이나 기타 다른 장르의 자전거는 여기까지만 주의하면 된다. 반면 로드바이크에는 이탈리아방식 비비가 있다. 이 방식의 비비는 좌우 비비쉘의 나사산이 오른쪽으로 돌려야 잠기게 되는 방식이니 주의해야 한다.
요즘 나오는 부품에는 잠그는 방향이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어 혼란이 줄었다.
나사산 방향으로 인한 실수를 방지하는 팁은 조립시에는 일단 손으로 작업해서 어느 정도 진행한 다음에 공구로 마무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분리시에는 공구에 체중을 실어도 작업이 순조롭지 않으면 부품 방식을 다시 확인하고 기술문서를 참고해야 한다. 작업자는 푼다고 하는데 되려 잠그고 있다면 부품이 온전할 수 없다.
이 이외에도 산악자전거의 서스펜션 포크 분리시 왼쪽 하단 로워레그(Lower leg) 고정볼트나 디스크 브레이크의 캘리퍼, 시마노 프리허브 바디 등등 왼나사가 적용된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렇게 헷갈리게 해놓은 이유는 비전문가의 손길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려는 목적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정비빈도가 잦지 않은 부품을 분해할 때는 반드시 여러 자료를 정독한 다음에 공구를 손에 잡아야 한다. 그래야 부품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6.부품이 남아요! 부품이 어디 간겨?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자전거 정비에 있어서 위대한 격언은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작업대 주변에 부품을 올려놓아도 잘 흩어지지 않는 천이나 고무판을 준비해두고 분리한 순서대로 상하좌우를 구분하여 하나하나 늘어놓는 것이 좋다. 원래 상태에서부터 분리과정이 한과정씩 넘어갈 때마다 휴대전화 등으로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좋다. 특히 헤드세트(Head set)나 허브(Hub)같이 자잘한 부품이 많거나 조립순서가 복잡한 부품일수록 그렇게 해야 한다. 부품분실도 방지할 수 있고 정비 후 재조립시 혼란에 빠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작은 크기의 베어링이 달아나 찾지 못하면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번거로운 일이 벌어지기 쉽다. 자전거에는 일반산업용의 범용 사이즈가 아니라 제조사마다 특이한 사이즈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작은거 하나가 없어져 통으로 교체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것보다 자가정비의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도 없다.
7.헤드세트 탑캡(Top cap)볼트, 너무 꽉 조이지 마라 말이야.
카본소재의 비중이 높고, 에어로(Aero) 효과니 하며 제조사마다 헤드튜브(Head tube)의 구조가 다양한 로드바이크의 경우 탑캡볼트를 잠글 때 주의가 필요하다. 보완이 이뤄진 방식도 있지만 철제 스타너트(Star nut)를 사용할 수 없는 카본 스티어(Steer)포크의 경우 다양한 구조의 컴프레션 플러그(Compression plug)를 사용한다. 핸들바에 흔들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포크의 유격을 잡아주는 헤드세트의 탑캡볼트이다. 탑캡볼트를 조여줄 때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스템을 고정하고 있는 볼트를 풀어주지 않고 작업하는 것이다. 탑캡볼트를 풀거나 조일 때는 항상 스템고정볼트부터 풀고 작업한 뒤 마지막에 다시 스템고정볼트를 조여주어 핸들바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주어야 한다.
탑캡볼트는 포크를 고정. 스템고정볼트는 핸들바 고정.
정비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탑캡볼트를 조여주고 난 다음 핸들바가 좌우로 움직이면 고정이 잘못된 것이다.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며 지속적으로 탑캡볼트를 조이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요령은 앞브레이크를 잡고 프레임과 포크가 만나는 지점에 손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자전거를 앞뒤로 흔들었을 때 유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탑캡볼트를 조여주면 된다. 무리하게 조이면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베어링에 압박이 가해지거나 내부부속이 망가질 수 있다. 컴프레션 플러그의 일부 부속이 카본 스티어 튜브를 파고들어 분리에 애를 먹거나 볼트가 중간에서 부러져 곤란을 겪는 경우를 가끔 본다.
8.커팅(Cutting)은 신중하게.
자전거는 피팅(Fitting)과 세팅의 개념이 있는 레저장비이다. 따라서 부품이 자전거의 사이즈나 상태, 라이더의 신체조건에 따라 길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길게 여유를 두고 공급되는 부품이 꽤 된다. 일자 핸들바, 포크 스티어튜브, 시트포스트, 체인, 브레이크 및 변속케이블 등이다. 체인을 제외하고는 한번 절단이 이뤄지고 나면 복귀가 어려운 부품들이다. 특히 피팅과 관련한 포크 스티어튜브와 프레임과 일체형 시트포스트를 절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충분히 생각하고 재보고 한 다음 자전거에서 떨어져 멀리서 작업할 대상과 작업이 이뤄진 다음의 모습을 미리 그려본 뒤 문제가 없다고 확신이 들 때 공구를 잡을 것을 권한다.
9.Di2가 이상해요.
이 부분은 별도로 포스팅을 할까 하다가 그냥 덧붙이게 되었다. 요즘은 입문이라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로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관련한 질문도 많아서 그렇게 했다.
스램(Sram)을 비롯해서 여러 회사들이 전동변속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역시 시마노 Di2의 비중이 높은 형편이다. 전기와 전자장비의 힘을 이용한 시스템인 만큼 작동에 이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사소한 실수 때문일 때가 많다. 잘 작동하던 변속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다음 사항을 먼저 점검해보아야 한다.
먼저 배터리의 잔량이 충분한지 확인해봐야 한다. 정지 상태에서 아무 변속기 쉬프트 레버나 0.5초 이상 누르면서 동시에 스템쪽의 정션A 박스(Junction A)를 본다. 배터리 표시쪽 LED창에 초록불이 들어오면 안심해도 되고 빨간불이 들어오면 잔량이 25%에 이르렀다는 표시이므로 충전을 해주어야 한다. 라이딩 중에 배터리의 전기가 떨어지게 되면 앞변속기부터 작동이 멈추고 다음은 뒷변속기순으로 정지하게 된다. 라이딩을 앞두고는 배터리 잔량확인을 하고 필요하면 미리 충전해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뒤쪽이 배터리 잔량 알림창. 그 옆에 미세조정 모드 알림창. 하단에 미세조정 모드 버튼
Di2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정션A 박스의 미세조종 설정 버튼을 배터리 잔량확인 버튼으로 착각하여 누르는 일이다. 박스의 이 버튼은 변속기 레버를 눌러 변속을 실시했을 때 소음이나 오작동 없는 지점으로 체인을 위치시키기 위해 미세한 조정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버튼이다.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기계식의 케이블 장력조절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버튼을 2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서 변속기는 미세조정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변속기 레버를 눌러도 변속기가 위로도 아래로도 미세하게 움직일 뿐 변속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증상이 발생했다면 미세조정 설정 버튼을 다시 2초 정도 눌러줘서 조정모드를 해제시키면 정상으로 돌아간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변속은 되나 체인이 튀는 듯한 오작동이 있다면 미세조정에 변경이 생긴 것이므로 조정을 다시 해주어야 한다. 조정방법은 기계식에 비해 너무 쉽고 관련자료도 많으므로 생략하겠다.
그 다음은 정션과 레버, 변속기와 정션 그리고 배터리를 연결하는 각각의 케이블 연결이 풀렸을 때 변속에 이상이 발생한다. 배선의 길이에 여유가 없거나 연결할 때 꽉 끼우지 않아서 주로 발생한다. 앞에서 언급한 문제가 아닌데 변속기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배선의 연결이 확실하게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Di2 관련 프로그램(E-tube)을 이용하면 문제가 된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마노 Di2의 경우 변속기 보호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변속기에 일정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변속기 내부의 모터와 연결을 조정해 작동을 멈추게 한다. 충격으로 부품에 변형이 있는 상태에서 변속이 계속 이뤄지면 체인이 휠셋 안쪽으로 말려들어간다거나 해서 이차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대비한 기능인데 앞에서 언급했던 미세조정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어도 보호기능이 작동할 수 있다. 미세조정모드로 전환할 때 너무 오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안된다.
케이블 연결과 분리에 사용하는 전용공구(TL-EW01)
장비에 충격을 준 후부터 갑자기 변속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일단 변속기와 변속기 행어가 정상인지 확인하고 큰 변형이나 변속기의 물리적인 손상이 없다면 보호기능을 해제해주면 된다. 정션 박스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빨간불이 들어오고 깜빡이다가 꺼지게 되는데 약 5초 정도 걸린다. 이 과정을 거치면 보호기능은 해제가 된다. 체인링을 돌리면서 변속을 실시해 작동여부를 확인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복귀가 안되면 대리점이나 수입사를 통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전기와 전자는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번거롭다.
아이고, 한가지가 더 떠올랐다. Di2는 전자기기의 도움으로 정밀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기계식에 비해 한계조절나사의 역할이 조금 낮다. 앞변속기는 체인과 마찰문제 때문에 중요하지만 뒷변속기의 경우 L-조절나사를 무리하게 오른쪽으로 돌리면 변속기의 모터는 위로 올리는데 조절나사가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면서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 기계식 변속기는 이 조절에 여유가 있는 편인데 Di2는 차이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사가 어느 지점에서 살짝 닿았다 싶으면 드라이버를 멈추어야 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 역시 Di2 변속기에 대한 이해가 완벽해졌을 때 공구를 손에 잡을 것을 권한다.
이상으로 하기 쉬운 실수 위주로 알아보았는데, 언급한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이다. 자가정비는 자기 장비만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면 되는 한계가 명확한 게임이다. 너무 긴장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차분히 접근하면 자기 장비에 한해서는 프로 미캐닉이 관리한 것 못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군대시절 수송부를 지나면서 이런 구호를 본적이 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자전거 정비는 약간 차이가 있다. 적당히 닦고, 적당히 조이고, 적당히 기름치자!!
성공적인 자가정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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