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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하는질문

자전거에 그리스 바르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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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그리스(Grease) 바르는 곳은 어디인가?


자전거를 레저의 일환으로 시작한 입문자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기계와 그리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자전거도 기계이다 보니 여러 부위에 그리스가 주입 도포된다. 그 위치를 살펴보면.


- 부품끼리 단단히 밀착되는 곳

- 부식과 소음방지가 필요한 곳

- 볼트 너트류를 비롯해 나사산이 있는 곳

- 원활한 회전과 작동이 필요한 곳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전거의 사정에 따라 생략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아래 사진의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부위에 그리스가 도포된다.


1.헤드세트 2.큐알 3.시트클램프 4.비비 5.페달 6.허브 7.속선


산악자전거는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링크와 포크 실링에도 그리스가 추가로 도포된다.


부품끼리 단단히 밀착되는 곳의 대표적인 지점으로 프레임의 헤드튜브(Head tube)와 헤드세트(Head set)의 구성품인 헤드컵(Head cup)이 만나는 곳을 들 수있다. 헤드컵은 헤드컵 프레스(Head cup press)라는 전용공구로 위아래에서 큰힘으로 조여서 장착하게 된다. 두 부품의 접촉면은 대단히 뻑뻑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게 되므로 그리스를 도포하지 않고 작업하면 진행이 어렵다. 그리스 없이 조립된 헤드컵은 향후 분리할 때도 작업을 어렵게 하고 소음의 원인이 될 수가 있으므로 경험이 많은 미캐닉은 빼먹지 않고 도포한다.


1.헤드세트가 완전분해된 모습 2.카트리지 베어링을 사용한 헤드세트 3.좌:카트리지형 베어링 우:노출되어 있는 방식의 베어링


헤드세트는 부품구성에 베어링(Bearing)이 들어 있고, 이 베어링은 핸들을 돌릴 때 좌우로 원활한 작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요즘은 쉴드 카트리지 베어링(Shield cartridge bearing)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일부러 분리해 그리스를 추가로 도포해야 할 일은 줄었다. 우중 라이딩이나 해안가 라이딩을 자주 했거나 오래 바깥에 방치한 자전거가 아니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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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비비(Bottom bracket )다. 라이더에게로 인도된 자전거에서 평소 가장 힘을 많이 받는 지점을 꼽으라면 페달 다음으로 비비일 것이다. 해서 타는 중에 소음이 발생하기 쉬운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소음은 부품의 결합이 느슨해지거나 미세한 공간으로 이물질이 침투했을 때 발생한다. 때문에 그리스가 빠질 수 없다. 나사산이 없는(Threadless) 방식의 비비일 경우는 상황에 따라 도포되는 물질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나사산이 있는(Threaded) 비비일 경우에는 필수이다.


비비는 프레임(Frame)과 크랭크(Crank)를 이어주고, 크랭크 축의 회전이 발생하는 지점이므로 당연히 베어링이 있다. 저가형 생활자전거의 경우 이 베어링이 별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노출(Open-bearing)이 되어 있는 터라 주기적인 점검과 그리스로 윤활이 필요하다. 그러나 삼십만원대의 유사산악자전거만 되어도 카트리지형 베어링을 쓰는데다가 그보다 고가의 본격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의 경우 베어링 내부로 이물질이 침투하기 꽤 어려운 구조여서 그리스의 추가 주입은 크게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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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리된 오픈형 사각비비 2.크랭크 축 좌우로 베어링이 자리잡고 있다. 오염에 취약하므로 주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스램(Sram)의 경우 정비 매뉴얼에 로드바이크용 비비 베어링은 100시간 라이딩 후, 산악자전거인 경우 50시간 라이딩 후 그리스를 추가도포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 기준은 비현실적이다. 권고대로라면 자주 타는 사람의 경우 한두달마다 크랭크를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실제 라이더들 중에 그렇게 정비를 하며 타는 사람은 드물다. 


시마노의 경우엔 별도의 언급이 없고 비비 부속 겉면에 베어링을 분리하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필자는 물론이고 적잖은 라이더들이 문제가 생기면 비비 전체를 교체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베어링 교체비용이나 전체 교체비용이나 큰 차이가 없어서 그렇게 한다. 수명이 상당히 긴 부속 중에 하나다.


1.분리된GXP비비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조립시 그리스가 도포된다. 2.나사산에도 그리스가 도포된다. 3.비비의 베어링이 노출된 상태, 그리스를 추가할 수 있다.


페달의 나사산은 그리스가 필수인 곳이다. 페달링 할 때의 힘이 집중되는 곳이라 단단하게 조립되어야 하는 부품이다.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부품이고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어서 나사산에 부식이 생기거나 기타 화학반응으로 고착이 되면 나중에 분리에 애를 먹을 수 있다. 덧붙여 그리스 없이 조립된 페달에서는 소음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빼먹지 말아야 한다.



페달 역시 회전이 발생하는 지점이라 내부에 베어링이 있고 그리스가 도포되어 있다. 이 베어링 역시 외부로부터의 이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가 잘되어 있어서 주기적인 정비가 크게 의미가 없다.


바퀴, 휠셋(Wheel set)을 프레임이나 포크와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큐알의 접촉면에도 그리스가 얇게 도포된다. 이 부위는 완성차로 공급될 때는 그리스가 없다. 주로 사용하는 중에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에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음이 나지 않는다면 일부러 작업할 것까지는 없겠다.



시트포스트(Seat post)와 프레임이 접촉하는 부분도 비슷한 상황이다. 두 부품이 만나는 지점 사이로 미세한 흙먼지가 침투하면 소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류의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리스를 바르기도 한다. 다만 카본소재 시트포스트나 프레임의 경우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 시트포스트가 고정이 잘 안될 수 있다. 그리스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그렇게 부르는 카본 그리스(Carbon assembly compound)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에서 그리스의 역할이 가장 강조되는 부품은 아마도 허브(Hub)일 것이다. 회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라 그렇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제조사에 따라 그리스로 윤활을 하는 허브가 있고 전용오일로 윤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시마노의 경우 그리스로 윤활을 하지만 적지 않은 완성휠셋 제조사나 허브 제조사에서는 전용오일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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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마노 허브 베어링에 그리스 재도포 우:다른 종류의 라쳇시스템에 그리스 재도포하는 모습.


허브에 그리스나 오일이 도포되어야 하는 지점은 회전과 관계된 베어링과 힘을 앞으로만 전달하는 허브 내부의 라쳇(Ratchet) 시스템이다. 허브 베어링 역시 원형의 베어링이 노출되어 있는 형태와 카트리지 형태로 나뉜다. 정비를 하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데, 정비의 편이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베어링이 노출되어 있는 형태의 허브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시마노 허브가 대표적인데, 정비법도 많이 알려져 있고 공구나 부품도 구하기 쉽고 저렴한 편이다.


금속소재의 브레이크와 변속기 속선에도 마찰저항을 줄이고 부식을 방지할 목적으로 그리스가 도포된다. 시마노에서는 이런 속선전용 그리스도 별도로 공급하기도 했다. 요즘은 속선에 특수 물질로 코팅이 되어 공급되는 제품이 많은 터라 필수적이지는 않다.


로드바이크와는 달리 산악자전거에는 위에서 언급한 부위 이외에도 추가가 되는 곳이 있다.


풀 서스펜션(Full suspension) 자전거의 링크 부분과 서스펜션 포크와 뒷샥(Rear shocks)의 실링(Sealing)과 오링(O-ring) 부분이다. 충격에 반응하여 작동하는 부분이고 외부 이물질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부품에는 거의 예외가 없다. 이런 부품에 윤활은 경험과 정확한 정비지식이 없으면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제조과정이나 완전분해정비, 오버홀(Overhaul) 과정에서 도포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중간에 추가하기는 쉽지 않다. 포크의 모델에 따라 사정이 다를 수도 있다.


그리스를 언제 교체해 주어야 하는가?


가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도포되는 부위가 어디인지 알아보는 과정에서도 조금씩 언급이 있었듯이 완성차 조립시에만 도포되면 나중에 재도포의 의미가 없는 곳도 있고, 사용자마다 타는 시간, 라이딩 스타일이 제각각이라 정비주기를 정량화하기가 몹시 애매하다. 해서 나름의 기준을 제시해보면 아래와 같다.


- 없던 소음이 발생하거나 허브 라쳇음이 커졌을 때

- 고압 물세차를 자주 했거나 우중 라이딩 혹은 해안가 라이딩 후 장기간 보관만 했을 때

- 체인을 분리한 상태에서 구동계열을 손으로 작동시켜 봐서 원활하지 않을 때

- 외부에서도 녹이 보일 때


등의 경우에 해당이 되면 점검을 겸해 그리스 재도포 작업을 실시한다.


어떤 그리스를 써야하는가?


제조사에서 특별히 지정하여 전용을 요구하지 않는한 선택을 두고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자전거점이나 관련 쇼핑몰에서 자전거용(허브용)으로 공급되는 것이면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무리가 없다. 튜브용기에 소량으로 판매하는 것이면 개인 사용자의 경우 충분히 오래 쓸 수 있다. 캔에 들어 있는 대용량은 낭비다.


산악자전거의 서스펜션 포크 정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윤활작업에 사용해도 된다.


biketool링크  자전거정비에 쓰이는 각종 오일


상단 : 포크그리스, 허브그리스, 티타늄그리스 하단:카본그리스


특수한 상황은 있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카본이나 티타늄 소재의 프레임과 부품끼리 단단하게 고정되는 부분에는 각각 카본 그리스, 티타늄 그리스를 사용해야 고착이나 밀림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완성도 높게 조립된 자전거는 볼트 하나 빠트리지 않고 그리스가 꼼꼼히 도포된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예외는 있다. 브레이크 부품과 가까운 볼트에는 생략할 것을 권한다. 그리스 성분이 패드(Pad)나 림(Rim), 디스크 브레이크의 경우 로터(Rotor) 등을 오염시키면 제동력을 떨어뜨리고 소음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요즘은 체인에 체인오일을 도포하는 것이 상식처럼 되었으므로 덜한데, 아주 드물게 체인에 그리스를 바르는 사람이 있다. 흙먼지가 달라붙어 구동계열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삼가야 한다.


자전거 정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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