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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가정비를 위한 열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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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가정비를 위한 열가지 팁.


자전거 관리에 있어 가장 바람직하고 번거롭지 않은 방법은 가까운 거리에 실력 있는 미캐닉(Mechanic)이 있는 자전거점과 오래 거래하는 것이다. 오래, 라는 의미는 자주 들르라는 것은 아니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라는 뜻이다.


믿고 찾을 만한 오프라인상의 단골 자전거점이 있으면 자전거 상태를 소비자 만큼이나, 어떤 면에서는 더 많이 파악하고 있는 미캐닉으로부터 소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라이딩 스타일에 맞는 정비와 부품구매를 비롯해 자전거와 관련한 이런저런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 자전거 시장의 사정상 자전거를 타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지는 자전거점과 인연을 오래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다. 필자도 그렇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의 입장에서 자전거점에 기대하는 바의 폭은 대단히 넓다.



내가 들르는 자전거점은 제품이 다양했으면 좋겠고 가격은 최저가에 근접해야 하고 척 보고도 뚝딱 문제점을 빠른 시간에 처리해 주었으면 하며 이것저것 물어봐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친절히 설명해 주기를 바라기가 쉽다. 이런 요구에 모두 부합하는 자전거점은 찾기 어렵다. 업주든 소비자든 한두 가지 특화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자전거정비와 관리라는 입장에서 보면 정비나 피팅(Fitting) 위주의 전문점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시장의 규모도 그렇고 수리비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으나 아직 대부분의 자전거점의 경우 판매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형편이다. 규모를 갖춰 가격경쟁에 나서거나 아니면 전문성을 극대화하여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관련 분야에 있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후자 쪽이 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업계 사정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고.


어쨌든 이전과 달리 장비의 구입경로도 다변화 된데다, 주변에 마음 편하게 들를만한 전문점도 없는 형편에서는 자기 장비를 스스로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자전거 자가정비로의 길로 나서기 직전의 입문자들이 알아두었으면 하는 평소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자주 타자.


자전거의 온라인 구매가 일반화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비나 관리부터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자전거의 고장은 안타고 방치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자주 타는 자전거일수록 자전거의 전반적인 작동상태가 좋은 경우가 오히려 많다.



무엇보다 타는 시간이 많아야 자전거에 대한 지식도 늘어나게 된다. 타면서 발생하는 이런저런 문제에 대처하다 보면 정비나 관리하는 지식과 요령이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자전거를 타지 않고 쌓은 관련 지식은 사상누각이 되기 쉽다.


일단 자전거는 정비를 위한 대상이 아니고 타는 수단이라는 점 명심하자. 타다가 문제가 발생하거나 예방할 필요가 있을 때 실시해야 하는 것이 정비다.


2.한계를 정해두자.


자전거는 심각한 고장이 그렇게 빈번히 발생하는 기계가 아니다. 제대로 세팅된 장비의 경우 이삼 년 넘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타면서 마모가 발생하는 소모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가령 타이어,체인,스프라켓(Sprocket) 등이다. 또 발생빈도가 높은 펑크와 체인윤활,브레이크 세팅과 관련한 정비도 마찬가지.


자가정비의 한계를 정해두라는 말은 위에서 언급한, 자주 발생하거나 라이딩 중 응급상황에 대처할 정도면 충분한 사람이 있고 특별히 취미가 맞아 완전분해 정비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를 했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역량이나 사정이 다 다른데 공구세트부터 덜컥 구매할 이유가 없다. 드물기는 하지만 기계만 건드렸다 하면 잘 망가뜨리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자가정비의 득보다 실이 많다. 이런 사람이라면 공기주입, 펑크, 체인에 기름치기 정도로도 충분하다.


3.공구와 작업대를 준비하자.


욕 먹을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자가정비 하겠다고 나섰으면 공구는 갖추고 시작하자. 성공적인 정비는 적절한 공구의 선택과 적용에서 시작된다. 요령과 편법은 나중에 경험과 정비지식이 쌓인 다음 불가피할 때 써야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가의 장비에 부적절한 공구의 사용으로 흠집을 내놓고 기능에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는 식의 정비에 습관을 들이다 보면 언젠가 한번은 큰 낭패를 당하게 된다.


공구 구매는 부품의 방식이 워낙 다양하므로 자전거 타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순서에 따라 하나하나 하는 것이 좋다.


4.문제가 없으면 그냥 두자.


요즘 출시되는 레저용 자전거의 경우 분해정비의 의미가 없는 부품이 많다. 특히 로드바이크의 경우가 그렇다. 자주 접하는 질문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자전거 사고 일년 탔는데 잘 관리해서 오래 타고 싶습니다. 그래서 비비 분해해서 베어링에 기름도 치고 싶고 허브도…”


필자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허나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람치고 몇 년 뒤에도 자전거 타고 있는 사람 드물고 정비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더 드물었다.


소음이나 오작동이 발생하거나 오랜 사용으로 교체가 불가피할 때 하는 것이 정비다. 과도하고 의미 없는 반복된 정비는 오히려 자전거의 상태를 나쁘게 만든다. 근래 공급되는 고가의 로드바이크라면 더더욱 그렇다.


5.펑크,체인윤활,뒷변속기.


자가정비의 기본은 펑크수리와 체인윤활이 시작이다. 자전거공작소 오른쪽 카테고리의 이전 글을 참고로 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자가정비 입문자라면 가장 신경 써서 익혀 두어야 할 부분은 뒷변속기 세팅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전거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중고 자전거를 구매한 경우라면 이 부분은 완벽하게 습득을 해두어야 한다. 한번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나면 몇년씩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변속기 파손의 상당부분 원인은 세팅과 잘못된 변속습관에 있다.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자전거의 경우 정비대에서 세팅을 거치고 판매된다. 실제 라이딩을 할 때는 미세조정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뒷변속기만 제대로 세심하게 세팅 되어 있어도 고가 자전거 부럽지 않은 자전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6.정비 순서를 지켜라.


상황에 따라 순서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성공적인 자가정비를 위해서는 아래 과정을 따르는 것이 좋다.


매뉴얼(Technical manual:기술문서)확인 - 청소 및 세척 - 건조 - 정비 - 윤활


아는 내용이라도 작업하기 전에 제조사의 매뉴얼을 확인한 다음 과정을 머리속에 떠올려보고 장갑을 손에 끼어야 한다. 전체 작업과정이 물 흐르듯이 연상 되는 정도여야 중간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



청소나 세척이 중요한 이유는, 의외로 이렇게만 해주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부품에 이물질이나 오일 등이 묻어 있으면 공구 장착이 제대로 안되거나 공구에 힘을 가하는 순간 이탈 되어 정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어서이다.


자전거 부속의 대부분은 마지막 결합될 때 그리스(Grease)나 기타 윤활유의 도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소재가 금속이고 나사산이 나 있으며 부품끼리 강하게 밀착되는 곳이라면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식과 소음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 윤활이므로 마무리 작업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7.소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라.


자전거 정비는 자전거에서 잡소리가 나는 현상을 제거하는 것과 그런 잡소리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내용의 구십 퍼센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소음이 발생한 원인과 해결법에 관한 노하우만 있어도 의뢰하는 사람이나 자전거점이 서로 편하게 된다. 소음의 형태나 양상에 따라 어떤 정비를 통해 없앨 수 있는지, 교체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수준까지 정비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소음이 해결 안되어 전문가를 찾았을 때도 어디어디까지는 점검을 거쳤는데도 소리가 나니 해결해 달라고 하면 정비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오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작업을 고민도 안해보고 미캐닉에게 의존한다면 자가정비는 물 건너가고 나중엔 결국 자전거점과도 불편한 관계가 되기 쉽다. 소음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옆에서 어떻게 해결하나 봐두었다가 어렵지 않은 것은 직접 해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8.구동계열(Drive train) 부속은 마모 되기 전에 교체하라.


과도하고 무의미한 정비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대로 광이 나게 자전거 외부만 닦고 구동계열은 마르고 닳도록 쓰는 사람이 있다.


체인,스프라켓 카세트(Sprocket Cosette),체인링(Chainring) 순으로 수명을 다한 부속은 그때 그때 교체해야 자전거를 늘 새것 같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정비지식의 확장이라는 면에서도 그렇다. 간단한 정비를 통해 자신감이 붙은 사람이라면 더 난이도가 높은 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자가정비 실력이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진다.


물론 필요치 않다면 억지로 공부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자전거가 좋아서 십년 넘게 탔으면서 펑크나 변속기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전혀 아무런 대처를 못한다면 이것도 좀 안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9.잘 안되는가? 그렇다면 즉시 멈춰라!


자전거에는 몇몇 나사산이 기존 방향과 반대인 것이 있다. 그리고 완성차 제조사에서는 안전과 차후 워런티(Warranty)를 해주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아주 단단하게 부품을 체결한 상태에서 공급하는 일이 많다.


때문에 조립이나 설치보다는 분해나 분리가 힘든 경우가 많다. 작업자는 푼다고 푸는데 되려 잠그고 있을 수도 있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공구가 아니라면 그렇지 않아도 단단하게 조립되어 있는데다가 오염으로 인한 고착까지 어느 정도 진행된 부품이라면 분리하는 과정에서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공구를 사용해 성인남자가 체중을 실어도 풀리지 않는 상태라면 분리방향이 잘못되었거나 공구가 적당하지 않거나 공구사용법이 잘못되었거나 오염과 화학반응으로 부품끼리 고착이 발생한 상황 중에 하나라고 봐야 한다.


즉시 작업을 멈추고 차 한잔 마시며 매뉴얼과 여타 자료를 다시 정독해야 한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이 안되면 작업자는 쉽게 흥분이 되고 무리한 힘을 공구에 가하기 쉽다. 특히 공구를 발로 밟는 일은 삼가야 한다. 실력 있다고 소문난 자전거 미캐닉 중에 쇠망치와 발을 이용한다는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 물론 짐자전거나 녹에 쩔은 생활자전거는 예외다.


고착이 심한 경우나 공구사용법이 잘못된 경우가 아니라면 공구에 파이프등을 이용해 길이를 연장하여 체결된 힘보다 더 큰 힘을 가하는 방법을 동원하여야 한다.


10.정보를 찾는 법.


중언부언 하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오늘날은 정보화 사회다. 예전 같으면 한 개인이 감히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정보와 지식이 손바닥 안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전거 정비관련 지식도 마찬가지다. 정비를 위해 공구를 잡기 전에 자가정비 입문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정보수집이다.



정보수집은 아래와 같은 순서를 거치는 것이 좋다.


제조사 매뉴얼 - 인터넷 검색을 통한 컨텐츠 - 동영상 자료 -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의 댓글.


먼저 기본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이다. 정비 입문자라면 처음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시작은 어쨌든 이 문서부터 펼쳐 놓고 접근해야 한다.



다만 제조사 매뉴얼은 자세한 설명이 없고 핵심만 간추려 놓은 경우가 적지 않고 가끔 정비주기 같은 내용이 워런티를 대비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먼저 경험한 다른 사람의 작업과정과 견해도 참고로 해야 한다.


작업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이나 주의해야 할 부분 등등 참고할만한 정보 위주로 수집하는 것이 좋다. 제조사 매뉴얼과 비교하면서 취해야 할 것은 취하고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한다.


그 다음은 동영상이다. 글이나 사진으로는 도저히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분리나 장착시 힘을 주는 정도라든지 세팅과정에 있어서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령이라든지.


물론 동영상이라고 완벽한 건 아니다. 적잖은 영상이 과정만 짧게 설명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 사용하던 장비가 아니라서 영상에서는 쉽게쉽게 분리되던 부품이 영상대로 따라 할 때는 애를 먹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잘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영상보다는 실제 라이더가 작업한 영상을 더 많이 참고로 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의 댓글이다. 앞의 과정을 통해 알 수 없는 정보가 가끔 있다. 가령 너무 년식이 오래되었거나 유행이 지나 지금은 흔하지 않은 장르의 자전거일 때는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얻는 정보가 유용할 때가 있다.


그러나 댓글은 잘못된 정보의 유통경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적당히 걸러서 받아들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전에는 댓글을 교조적으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커피가 몸에 좋다와, 나쁘다 서로 상반된 신문기사나 논문을 찾아보면 각각 수많은 자료와 주장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에도 한가지 사안을 놓고 정반대의 논리를 펴는 일이 종종 있다. 따라서 매뉴얼,검색,동영상,댓글 등을 동시에 참고로 하는 것이 좋다.


자가정비의 시작 1번을 자주 타자! 라고 한 이유는 정보수집에서도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경우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로드바이크 라이더가 산악자전거의 서스펜션 포크(Suspension fork) 관련 정보를 아무리 머리에 축적하고 있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주 가끔이지만 논리적인 근거는 되게 그럴싸한데 많은 라이더들이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과 대립하는 주장으로 입문자들을 혼돈케 하는 정보도 있다. 주의해야하고 그런면에서는 필자도 자유롭지 않아서 늘 조심해서 글을 쓰고 있다.


사족이 길어지는데, 정보를 수집할 때 자전거의 장르를 검색어로 쓰는 것보다는 부품의 방식이나 제조사 혹은 모델명을 검색어로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자전거의 장르와 상관 없이 부품은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호환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성공적인 자가정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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