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주하는질문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VS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반응형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냐?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냐?


철지난 느낌의 논쟁거리이고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주제에 관해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볼까 한다. 이유는 가끔 들르는 자전거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하루이틀 상간으로 비슷한 질문이 올라와서이다. 산악자전거의 경우 이제는 입문용에도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Hydraulic disc brake)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드바이크쪽은 사정이 좀 다르다. 산악에 비해서 디스크브레이크의 적용이 늦은 편이고 표준이랄까, 트랜드랄까, 그런 것이 정해지지 않아서 선택에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은 특정 방식이 반드시 우위에 있다거나 추천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다만, 기계식이 너무 까이는(?) 듯하여 설명을 더 달았다.


2017년 트랙 도마니 디스크 브레이크 버전


1.제동력에 차이는 없는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계식이 눈에 띄게 열등하여 다시는 못쓸 정도의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계식은 철제 케이블을 당겨 한쪽 피스톤만(One piston:단동식) 작동함으로써 브레이크 패드가 로터를 마찰하는 방식이 대중을 이룬다. 해서 덮어놓고 제동력을 몇단계 아래로 낮추어 보는 경향이 있다. 최근 양쪽 피스톤이(Two piston:복동식) 움직이는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Mechanical disc brake)가 나왔지만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못하다. 케이블과 원 피스톤 이라는 태생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기계식이 제동력에 관해서는 좀 과장되게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제동력의 최고 관건은 어떻게 세팅 하느냐이다.


로드바이크에 적용된 아비드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


지인이 친지에게 얻었다며 시마노의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한 유사산악자전거를 타고 온 적이 있다. 관리 없이 타던 자전거라 브레이크의 상태가 나빠 신경써서 손봐주었다. 그 이후 지인은 산악라이딩 모임에 나갔는데, 사람들이 돌아가며 타보더니 한다는 이야기가 이랬다고 한다.


- 비싼 내 자전거에 달린 유압 브레이크보다 브레이크가 더 잘듣네.


산악자전거 모임이고 최근엔 기계식이 오희려 희귀해서 다들 돌아가며 타보았던 모양이다. 아비드의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의 경우 이미 경험한 사람은 제동력에 대해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다. 소수지만 매니아가 있을 정도로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이 유압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워낙 일반화되어 있고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아비드의 기계식이 저가형 유압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


- 근래 산악자전거 라이딩 스타일이 더 험한 지형을 선호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장시간 잡을 일이 많다. 기계식보다는 아무래도 유압이 레버를 잡는 손목에 부담이 적다.


- 거기에 덧붙여 레버에 가해지는 힘의 양에 따라 로터에 가해지는 힘의 양을 정밀하고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브레이크 조절(Brake modulation)이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나 이것도 사용해보면 세팅이 흐트러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제조사나 모델마다 매뉴얼대로 섬세하게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로드바이크에 적용된 시마노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어쨌든 이러한 연유로 산악쪽은 유압 아닌 것이 오히려 드물다.


기계식도 나름의 장점이 있는데 자전거쪽은 제조사의 입김이 좀 센 바닥이다. 한번 흐름이 잡히면 용도나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싶어도 개발이나 공급이 단절되는 경우가 흔하다.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도 그 중 하나인데 아쉬운 일이다. 특히 신제품인 투 피스톤 방식의 디스크 브레이크는 산악쪽 부품은 아예 수입이 안돼서 아쉬웠다.


2.정비의 편이성은?


이 역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겠지만, 기계식이 용이하다. 물론 주말라이더에 평지 위주로 다닌다면 유압이 편할 수도 있다. 문제가 발생할 일이 적으므로 정비할 일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럴 수는 없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정비난이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방식 다 상당히 장기간, 여러 상황을 경험해본 입장에서 보자면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정비가 더 어렵고 예기치 않은 난관이 더 많다. 세팅과 정비가 이론이나 매뉴얼대로 되지 않아서 특정 브랜드에 대해 혹평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기계식의 경우 한시간 정도 설명과 실습으로 충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정비지식을 얻을 수 있다. 기계적 구조가 단순하여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일부러 망가뜨리지 않는 이상 수명도 상당히 길다.


기계식의 번거로움이라면 패드가 마모됨에 따라 가끔씩 패드와 로터 사이의 간격을 재조정해주어야 하는 정도다. 이는 육각렌치 하나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10초 정도 걸리려나? 림브레이크의 패드간격 조절을 해본 경험자라면 그 정도의 정비난이도라고 보면 된다. 로터와 패드 사이의 간격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비드(Avid)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를 고집하는 유저가 있을 정도다. 림브레이크와 같은 속선을 사용하므로 부식이나 오염이 발생하면 정기적으로 교체해주어야 하는 정도가 정비상의 번거로움이다.


유압은 험하게 사용할 경우 레버 및 캘리퍼(Calliper) 내부 부속이나 오링이 손상이 갈 수 있다. 시마노의 경우 서비스 파트를 별도로 공급하지 않고 있어서 교체 아니고서는 수리가 불가능한 일도 있다. 아비드는 부속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원할한 편이나, 역시 기계식에 비해 정비과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만만찮다. 그 이외의 브랜드는 수입사가 수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류의 심각한 고장이 발생하면 새 브레이크를 구매해야 한다. 필자의 칠년 정도 잘 사용한 브레이크 레버가 얼마전 고장나 그렇게 해야할 판이다. 기계식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캘리퍼를 일부러 망가뜨리지 않는 이상 부속걱정은 없다. 레버도 케이블도 림브레이크와 호환이 된다.


다만, 이 역시 산악쪽은 신제품 개발과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 선택의 폭이 너무 좁은 것이 아쉬운 일이다. 로드쪽은 디스크 브레이크의 적용이 걸음마 단계에 있으므로 어느 방식이 대세가 될지 속단하기 이르다. 제조사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TRP의 투피스톤 방식의 로드용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3.로드바이크에 있어서 두 방식 사이에 장단점은?


위에서 언급한 일반적인 장단점 외에 기계식은 기존의 로드바이크용 일체형 레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레버의 모양이 손이 작은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다는 점 정도를 장점으로 꼽는 사람들이 있다. 단점으로는 드롭바의 후드(Hood]를 잡고 브레이킹을 할 때 아무래도 힘의 전달이 약해 제동력 부분이 시원하지 못하다는 정도다. 산악자전거의 레버와 구조가 달라서 이 부분은 차이가 있다. 단점을 억지로 떠올려보니 아무래도 기계식은 케이블 루팅(Routing)에 조금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 케이블이 최대한 저항이 적어야 최상의 작동을 하는 기계식인 만큼 인터널(Internal) 방식의 핸들바나 프레임에는 적용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겠다.


반면 유압은 신제품의 경우 좀 나아졌지만 레버의 부피가 기존 레버보다 커져 투박하게 보이고 업그레이드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단점으로 든다. 세팅에 민감해서 소음의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상대적인 단점이다. 다른 건 몰라도 패드와 로터가 미세하게 마찰하면서 챙챙거리는 소음은 기계식의 경우 로터가 심하게 변형되지 않는 한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 유압은 라이딩 과정이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부 브레이크액의 상태와 캘리퍼쪽 피스톤 오링의 상태에 따라 변수가 많이 작용한다. 세팅이 잘되어서 유압이라도 장시간 소음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도 있지만, 산악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에 가서 소음이라고 검색해보면 유압 브레이크 관련 소음에 대한 사례를 적잖게 확인할 수 있다. 로드도 구조와 원리가 산악과 동일하므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은 사용자층이 넓지 않아 수면위로 덜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덧붙여 추운 겨울엔 브레이크 작동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정도.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어 크게 단점으로 와닿지 않는 사항이다. 장점은 이런 단점들을 상쇄할만한 막강한 제동력.


4.기존 로드바이크를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로드바이크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끔 올라오는 질문이다. 산악자전거는 십년도 더 오래전부터 입문용으로 림브레이크가 적용된 모델이라 하더라도 프레임과 포크 정도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지원하는 부품으로 공급되었던 터라 업그레이드를 할만했다. 그러나 로드바이크의 경우 협회뿐만이 아니라 애호가들도 보수적(?)이어서 그랬는지 제조사 역시 필요도 없고 무게만 늘릴 구조를 호환을 위해 설치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기존 림브레이크 모델을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로 전환하려면 프레임, 포크, 일체형레버, 휠셋을 디스크 브레이크용으로 교체해야 한다. 자전거 가격의 삼분의 이를 넘어가는 정도다. 해서 누군가 이렇게 정답을 답글로 달았다.


- 업그레이드 하는 거보다 기존 자전거 중고로 팔고 디스크 브레이크 달린 신차를 사는 게 더 쌉니다.


5.그렇다면 선택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산악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완성차 제조사의 모든 신차가 유압을 장착하고 나오니 그렇다. 다만 아래의 사항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기존의 유압을 제거하고 기계식으로의 교체를 고려해볼만하다.


- 임도나 도로라이딩의 비중이 높은 사람중에

- 블리딩(Bleeding)이나 브레이크 소음제거 등의 정비가 몹시 귀찮은 사람.

- 초장거리 자전거여행을 계획중인 사람.(허허벌판에서 블리딩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로드바이크의 경우 카본소재 고가 휠셋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에 따른 림의 마모나 소음, 제동력 부족 등을 디스크 브레이크 방식이 상당 정도 해결할 수 있는데다가 제조사들이 밀고 있고 거기다가 디스크 로터가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한 로드바이크의 대중화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너무 믿지는 말자, 공작소장의 예측은 자주 틀린다.)


지금 로드바이크 선택에 있어 유압이냐 기계식이냐를 두고 고민 중이라면 둘 중에 아무거나라도 괜찮다고 본다. 로드바이크 유저들의 성향이 대체로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아는데, 자전거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속이 상해 잠이 잘 오지 않는 민감한 성향의 사람이라면 기계식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다. 나중에 정 유압이 아쉬우면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 기계식에서 유압으로의 전환은 그래도 쉬운 편이다.


산악에서 로드로 전향한 사람이거나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에 대한 환상이 있거나 다 필요 없고 무조건 최신형의 신기한 거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의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압이다. 나보고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그냥 지금 쓰는 림브레이크… 답이 안됐으려나…/자전거공작소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