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303(Zipp 303) 허브 유지관리와 베어링 유격조정법

지프 303(Zipp 303) 허브 유지관리와 베어링 유격조정법.

준비물

- 육각렌치(2mm Allen wrench)

- 그리스(Grease)

- 라쳇 폴(Pawl) 윤활용 오일(합성 엔진 오일 10-30W)

허브 분해와 유지관리.

출시시기가 최근이고 가격이 고가일수록 정비라는 측면에서는 난이도가 높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비의 편의성도 부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지프 303도 예외는 아니다. 자전거 허브 정비는 두바퀴로 달리고 사람의 힘을 이용하는 한 그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힘들다. 

따라서 저렴한 생활자전거 정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고가의 장비라도 크게 어렵지 않다. 아래 허브 분해도를 먼저 살펴보자. 색상은 모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지프사의 아래와 같은 형태의 허브, 88-188허브를 정비할 때 가장 중요한 부속은 클린치 너트(Clinch Nut)이다. 아래 그림 좌측에서 두번째 부속이다.

이 허브 역시 시마노와는 달리 쉴드 카드리지 베어링(Shield catridge bearing)을 사용하므로 앞허브의 경우 이상이 발생한 베어링을 교체하기 위한 작업 말고는 분해정비가 크게 의미가 없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허브의 유격으로 인한 휠셋이 좌우로 흔들리는 문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클린치 너트이다. 조정법은 글 말미에 별도로 다루기로 하겠다. 일단 베어링이나 내부 부속의 이상 유무 확인을 위한 분해 순서는 아래와 같다.

1.왼쪽 엔드캡(Endcap)을 허브 액슬(Axle)에서 제거한다. 별도의 공구가 필요없다. 손으로 잡고 바깥으로 당기면 빠진다.

2.클린치 너트를 고정하고 있는 볼트에 2미리 육각렌치를 끼우고 시계반대방향으로 서너바퀴 돌려준다. 완전히 제거할 필요없다.

3.오른쪽 액슬 부위를 손으로 잡고 느슨해진 클린치 너트를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 액슬에서 완전히 제거한다.

4.액슬 오른쪽을 잡고 천천히 잡아당기면 베어링을 제외한 모든 부속이 제거된다.

노출된 베어링 내측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회전을 시켜보아 이물감이나 소음 혹은 유격이 있는지 확인한다. 간단한 윤활은 베어링을 분리하지 않고도 커터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베어링 측면의 실링을 걷어내고 할 수 있다. 교체를 위한 완전분해를 하려면 고가의 베어링 공구가 있어야 하므로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였다. 

그리스를 베어링 외부에 얇게 발라주어 이물질이나 수분이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로도 정비는 충분하다.

이런 형태의 쉴드 카트리지 베어링 정비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은 워낙 이전에 여러번 설명하였으므로 자전거공작소 내부 검색을 통해 다른 글을 참고로 하길 바란다. 구조와 정비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뒷허브도 마찬가지다. 엔드캡을 제거하고 클린치 너트를 제거한 뒤 액슬을 오른쪽으로 밀어주면 허브바디(Freehub body)와 액슬이 분리된다. 갑작스럽게 액슬을 밀면 작은 와셔를 분실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으므로 지긋이 밀어주는 것이 좋다.

뒷허브 역시 사용자들이 유지관리 차원에서 실시하는 정비에서는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다. 부속의 내외부를 깨끗하게 닦아준 다음 라쳇 폴(Ratchet pawl)과 폴 스프링(Spring) 그리고 폴이 만나는 부분인 라쳇 링(Ratchet ring)에 윤활을 해주는 정도이다.

분리된 허브바디 왼쪽에 돌출된 갈고리 모양이 라쳇 폴이다. 이 부속이 허브몸통, 허브쉘(Hub shell)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라쳇 링의 촘촘한 턱에 걸려 힘을 전달하게 된다. 솔직히 고장이 자주 일어나는 부분은 아니다. 너무 장시간 방치하거나 습기에 자주 노출시키면 내부 그리스가 굳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런 고장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윤활은 먼저 합성엔진 오일을(점도 10-30W) 라쳇 폴과 스프링, 라쳇 링에 한두방울 떨어뜨려주고 자전거 허브용 그리스를 라쳇 링과 허브 쉘 내부 중심으로 얇게 펴발라 준다. 이는 제조사가 권장하는 방법이다. 제조사는 동시에 너무 점도가 높은 그리스(점착 첨가제가 섞인)는 폴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되도록 자전거용 그리스를 사용하여 너무 과하지 않게 도포하는 것이 좋겠다.

베어링 유격조정법.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와셔와 더스트 캡의 위치를 처음과 같은 상태, 같은 위치에 자리잡게 해야 한다. 정비를 시작하기 전에 처음 접하는 부품이라면 미리 정상인 상태의 사진을 찍어둔 뒤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혼동을 방지할 수 있다.

허브 바디를 라쳇 링으로 삽입할 때 경험이 없는 경우 약간 당황할 수 있는데 폴을 손가락으로 오무린 채 시계반대방향으로 허브바디를 돌려주면서 동시에 눌러주면 쉽게 장착된다.

조립의 마무리, 엔드 캡을 끼우기 전에 가장 중요한 베어링 프리로드 조정(Bearing pre-road adjustment)이 남았다.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베어링 유격조정이라고 소제목을 단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 자전거 유저들이 사용하는 저 말이 더 적절한 것 같아서이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내부는 축과 베어링, 와셔와 캡이 존재한다. 그림의 좌측 클린치 너트를 오른쪽으로 과도하게 잠그면 내부 부속이 베어링을 압박하게 되고 당연히 축, 액슬의 회전은 뻑뻑해진다. 그렇다고 너무 풀어놓은 상태면 내부 부속간의 유격이 생겨 액슬이 흔들리게 된다. 

휠셋이 좌우로 흔들리는 유격이 발생했다면 클린치 너트의 재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격조정, 혹은 프리로드 조정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만약 클린치 너트 고정볼트가 잠궈져 있다면 2미리 육각렌치로 서너바퀴 돌려 풀어준다. 완전히 제거할 필요없다.

2.허브의 오른쪽, 드라이브 사이드쪽을 손으로 잡고 클린치 너트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준다. 손끝에 살짝 끝까지 잠겼구나 싶을 때까지 돌려준 다음.

3.그 상태에서 약 1/8바퀴 정도 다시 반대로 살짝 풀어준다.

4.세팅을 유지하며 클린치 너트 고정볼트를 잠궈준다. 

이 과정은 제조사 공장에서 출시될 때 실시되는 방법이다. 시마노 허브 유격조정이나 기타 허브의 유격조정법에 관한 이전 포스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해가 쉬울 것이고, 동시에 제조사 공장에서 출시되는 세팅 이외의 저항이 없으면서 유격을 최소화한 자신만의 세팅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딱히 제조사의 기준이 아니더라도 클린치 너트의 풀어주고 조여주는 정도에 따라 액슬의 회전과 유격을 체크 해본 뒤 원하는 가장 최적의 포인트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너무 조이거나 풀린 상태로 방치하지는 말아야 한다. 부품의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휠셋을 자전거에 장착한 다음에 유격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본다. 큐알이 잠기면서 부품에 압박을 가하게 되므로 세팅의 미묘한 변화가 올 수 있다. 이 부분까지 감안하여 최상의 포인트를 찾아보기 바란다. 제조사의 공장출시 상태 정도로 충분히 만족하는 유저라면 넘어가도 된다.

클린치 너트의 고정볼트는 사이즈가 작다. 조이는 과정에서 볼트 머리를 망가뜨릴 수 있으므로 작업할 때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단 사진의 클린치 너트 모양을 살펴보자. 원형이 아니고 찌그러진 타원형이다. 이는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덜받게 하려고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 휠셋을 자전거에 설치할 때 뾰족한 부분이 자전거가 진행하는 앞부분으로 가게 자리를 잡은 다음 큐알레버를 잠궈줘야 한다.

그래서 앞허브의 경우 마지막 세팅이 남게 된다. 뒷허브와 달리 앞허브는 클린치 너트가 오른쪽에도 있다. 만약 좌측 클린처 너트 세팅을 한 후에 뾰족한 부분이 오른쪽과 다른 방향을 하고 있다면? 한쪽이 바람의 저항을 받게 된다. 뒷허브와 달리 앞허브 오른쪽에 클린치 너트 고정볼트가 있는 이유이다.

좌측과 같은 모양으로 정열을 해주어야 제조사의 설계의도에 부합하는 세팅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왼쪽은 건드리지 말고 오른쪽 클린치 너트의 고정볼트를 육각렌치로 풀어주고 손으로 돌리면 돌아간다. 좌측과 뾰족한 부분이 일직선상에 있게 위치시킨 다음 다시 고정볼트를 조여주면 된다. 오른쪽 너트에는 나사산이 없으므로 기존 세팅에는 영향이 없다.

가끔 이런류의 제조사의 세심함을 보고 있자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지프 303 허브 유지관리와 세팅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자전거공작소